
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강속구의 시대. 최고구속 150㎞를 넘는 속구는 ‘에이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런 흐름에 평균 120㎞대 속구는 ‘역행’이나 ‘반골’ 따위로 치부된다. 유희관(33·두산 베어스)과 임현준(31·삼성 라이온즈)은 자신만의 전력투구로 이러한 시선과 싸우고 있다. 이들의 도전은 상무 야구단 3호방(3생활관)에서 시작됐다.
● 3생활관에서 느림의 미학이 단단해지다
유희관은 2011년, 임현준은 한 기수 아래인 2012년 상무에 입대했다. 이전까지 유희관은 1군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5.40, 임현준은 29경기에서 ERA 3.12를 기록한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이들을 향한 기대는 높진 않았다. 나란히 평균 120㎞대 중후반의 공을 던지기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상무 3생활관에서 방장과 방졸로 만났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졌다. 유희관은 “(임)현준이는 공이 느린 좌완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눈이 갔다. 닮은 점이 참 많았다”고 회상했다. 임현준도 “구속에 대한 집착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져 슬럼프가 오곤 했다. 그러던 중 상무에서 (유)희관이 형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군에서 단단해진 ‘느림의 미학’은 사회에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유희관이 먼저였다. 군 전역 시즌인 2013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연속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다. 구속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그를 옭아매고 있지만 수년간 쌓아 올린 기록이 그의 가치다.
임현준에게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오버스로였던 그는 2015시즌 말, 양일환 코치의 조언으로 팔각도를 내렸다. KBO리그 유일의 좌완 사이드암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야구인생을 건 도박이었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변화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도박은 성공이었다. 그는 올 시즌 4일까지 63경기에서 38.2이닝을 책임지며 ERA 3.03을 마크 중이다. 리그에 얼마 남지 않은 진짜배기 좌완 스페셜리스트다.
● 평균 120㎞? 그들만의 전력투구
프로 팀 스카우트들이 투수를 체크하는 제1조건은 여전히 구속이다. ‘느린공 투수’를 리스트에 포함시킨다면 윗선에서 거들떠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연히 아마추어 지도자들은 선수의 구속에 집착한다. 빠른공이 경쟁력인 건 분명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유희관과 임현준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임현준은 “어찌 보면 난 돌연변이다. 하지만 이런 돌연변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언젠가 나처럼 느린공을 던지는, 또는 왼손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투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리그의 색깔이 다양해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유희관은 “나와 현준이가 성공하면 팬들은 물론 공이 느린 게 고민인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군가는 유희관의 느린 구속, 임현준의 다소 독특한 투구폼을 이유로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우직하게 자신만의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상무 3생활관에서 피어난 느림의 미학이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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