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원정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고 잇다. 사진제공|KOVO
심상치 않다. 더 힘을 내야 할 후반기 레이스에서 무기력한 행보를 거듭하는 IBK기업은행이 봄배구 경쟁에서 조금씩 뒤처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지난달 31일 정관장전부터 4연패다.
11승10패, 승점 33의 4위 IBK기업은행이 주춤한 사이 3위 정관장은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18일 한국도로공사전(3-0 승)을 포함해 파죽의 11연승이다. 15승6패, 승점 41로 IBK기업은행과 격차를 크게 벌리는 한편 내친김에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도 넘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2021~2022시즌, 2022~2023시즌 만든 15연승이 불가능하지 않은 분위기다.
현대건설전에 아시아쿼터 천신통을 비롯해 세터 4명을 투입했을 정도로 IBK기업은행은 모든 면에서 부족했으나,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실책 관리’였다. 무려 24개의 범실로 자멸했다. 사실상 한 세트를 실책으로 헌납한 것과 다름없다. 심지어 점수차가 벌어질 때는 포기한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질 때나 이길 때나 대개 선수들을 격려하던 김호철 감독도 제대로 폭발했다. “자세와 정신력의 문제다. 이런 경기는 프로다움이 없어서다. 매너가 없는 경기”라며 선수단을 호되게 질책했다.
IBK기업은행의 부진이 안타까운 것은 구단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소영을 3년 총액 21억 원에 데려왔고,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센터) 이주아를 3년 12억 원에 영입했다. 우크라이나국가대표 공격수 빅토리아와 천신통의 시너지도 상당한 기대 요소였다.
정규리그 2라운드까지는 8승4패로 순항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빅토리아가 득점 1위로 분전할 뿐이다. 부상 여파로 전혀 가치를 보이지 못한 이소영은 지금까지는 ‘실패한 영입’에 가깝다. 몸 상태 탓에 수비 비중을 높였으나, 김 감독은 ‘수비수 이소영’을 바란 게 아니다. 천신통 역시 기복이 유독 심한 편이다.
멘탈부터 경기력까지 전부 바뀌지 않으면 2020~2021시즌(3위) 이후 4시즌 만의 봄배구 복귀라는 IBK기업은행의 목표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