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아워 바디’ 최희서x안지혜, 공감과 반전, 그리고 청춘에게 질문하다 (종합)

입력 2019-09-17 1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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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한다기 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아워 바디’가 청춘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17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아워 바디’ 언론시사회에에는 한가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희서, 안지혜가 참석했다.

영화 ‘아워 바디’는 8년간 행정고시에 번번이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31살 청춘 ‘자영’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모습을 섬세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장례난민’으로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 실력파 신인 감독으로 떠오른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아워 바디’는 세계 5대 영화제 중의 하나인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가장 먼저 호평을 받았으며,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한국 영화 100주년’ 부문에 초청,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개봉 전부터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영화 ‘박열’로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던 배우 최희서의 첫 주연작이다. 최희서는 ‘아워 바디’를 통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1년 만에 개봉을 시킨 한가람 감독은 “‘아워 바디’가 2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개봉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좀 긴장이 된다. 설레는 마음이 크기도 하다.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 많다


최희서는 “2017년 이맘 때쯤 촬영을 했다. 다양한 날씨의 달리기 장면이 많았는데 가을이 되니 영화가 생각이 나고 영화가 생각이 날 때 영화가 개봉이 돼서 좋다”라고 말했다.

안지혜는 “첫 촬영 때, 첫 미팅 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회 등 모든 순간이 소중했는데 개봉을 하게 돼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가람 감독은 아카데미 책상에 놓여진 프로필 사진에서 최희서를 발견했고 하프 마라톤 홍보 사진에서 안지혜를 발견했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가람 감독은 “‘자영’은 주변에서 봤을 때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카데미 책상에 놓여진 프로필 사진 중에 최희서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열’이 개봉한 후라서 연락하기 망설이다 끝에 연락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고는 만나자고 하더라. 이후로는 수월하게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주는 몸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운동을 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을 찾다가 하프 마라톤 홍보 사진에서 안지혜를 발견했고 알아보니 배우더라. 그래서 연락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최희서는 “영화 ‘옥자’ 촬영 후 일거리가 없어서 아카데미 책상에 프로필을 놓고 갔다. 재학생이던 한가람 감독님이 프로필을 간직하고 있다가 ‘아워 바디’때 연락을 하신 것이다. 이렇게 한 여성의 변화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영화가 드물어서 용기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걸 잘 하면 용기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여성의 삶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운동하는 것은 참 힘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달리기를 하며 제 삶이 바뀌어 지금도 운동을 하고 있다. 몸이 가장 정직하더라. 이것이 위로가 되더라. 고시공부나 오디션은 내 뜻대로 되지 않지 않나. 이 영화를 통해 몸이 가장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안지혜는 “시나리오를 받기 전날에 ‘박열’의 최희서 선배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근황이 너무 궁금했고 이후 ‘아워 바디’에서 만났다. 최희서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불안한 청춘의 모습이 잘 담겨 있어서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장면의 대부분이 달리기이기에 두 배우는 달리기 배우기에 전념했다. 안지혜는 “대학교 때까지 기계 체조를 배워 선수생활을 했었다. 운동을 좋아하고 하루의 마무리를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현주 역을 하기 위해 달리기 폼도 중요해서 직접 찍으며 연습을 했다. 현주는 등 사진이 필요해 등 근육을 키우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며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최희서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달리기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준비하려면 딱 내 상태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1분 걷다가 1분을 뛰며 20분을 그렇게 달리며 시작을 했다. 다 야외에서 촬영하는 것이라 한 달 반의 촬영 기간 동안 매일 밤에 뛰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근을 키우기도 해야해서 일대일 트레이닝을 받으며 복근을 키우기도 했다.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했지만 운동을 통해 느끼는 감정도 중요했다. 너무 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뛰면 상쾌한 기분이 들었고 어떤 날은 눈물도 나더라. 명상의 방법으로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희서와 안지혜는 이 영화가 청춘에게 해답을 던지는 것이 아닌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최희서는 “우리는 평가의 잣대에 얼마나 괴로워하며 살고 있다. 그럼에도 자영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뛴다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알게 한다. 이 작품이 운동 영화이기도 하지만 성장 영화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가시적인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내 자신에 대해 잘 말할 수 있길 바란다. 20~30대 청춘들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안지혜는 “감독님이 첫 미팅 때 ‘이렇게 살아라’가 아닌 ‘어떻게 살까’라고 고민을 던지는 영화라고 하시더라. 거기서 공감을 했다. 이 영화를 보고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워 바디’는 9월 26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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