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어둠의 터널 탈출 SK…팀 신승 이끈 ‘빛광현’의 7이닝 무실점

입력 2019-09-25 2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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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SK 김광현이 경기 중 웃고 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위를 하고 있으면서도 불안했다. 턱밑까지 쫓아온 두산 베어스의 추격도 신경 쓰였지만, 스스로 무너지며 제 기량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뼈아팠다.

또다시 패하면 공동 1위를 허락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여기서 팀이 자랑하는 에이스가 힘을 냈다.

SK가 6연패의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팀의 기둥인 김광현(31)이 명성에 걸맞은 쾌투를 펼쳐 안방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환하게 빛냈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홈경기에서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25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7이닝 5안타 9삼진 1볼넷으로 103구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김광현의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워 삼성을 1-0으로 제압한 리그 선두 SK는 장기 연패를 딛고 11일 만에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같은 날 2위 두산 베어스가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에게 7-0 승리를 거두면서 두 팀의 간격은 1게임차가 유지됐지만 SK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는 5에서 4로 줄었다. 나란히 4경기씩을 남긴 가운데 SK는 85승1무54패, 두산은 84승1무55패다.

김광현 특유의 시원시원한 투구는 팀 승리를 직감케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변화구 사이사이 능수능란하게 섞어 던지는 직구가 일품이었다. 1회를 150㎞ 이상의 강속구를 결정구 삼아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 유격수 병살타로 위기를 모면했던 김광현의 구위는 완벽하게 살아났다. 3~7회 모두 각 1개 이상의 삼진을 솎아내며 긴 이닝을 이끌어나갔다. 직구(37개)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41개), 커브(7개)가 모두 결정구로 효력을 발휘했다.

타선에선 상대 선발 최채흥을 공략하는 데 힘겹게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채흥은 SK 상대로 선발 투수로 한 차례, 구원 투수로 한 차례 등판했는데, 총 7.1이닝 4안타 8삼진 평균자책점 0으로 막강했다. 물론 공격의 혈을 쉽게 뚫지는 못했다. 1·2회 모두 안타를 만들며 득점 발판을 마련했으나 거듭 후속타가 불발됐다. 이에 4번 타자가 나섰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정의윤이 최채흥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결승 1점 아치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승리를 향한 SK의 의지는 막강했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5선발 문승원(11승)에게 8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맡겼다.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이어 특급 마무리 투수 하재훈도 모처럼 마운드를 밟았다. 9회 등판해 공 8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경기를 말끔히 매듭지은 하재훈에게는 35세이브째가 주어졌다.

SK는 경기 후 ‘붉은 함성, 가을 SK V5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인사로 홈팬들과 약속을 맺었다. 가을 무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는 SK는 이를 향해 재차 힘찬 시동을 걸었다. 2위 두산과 치열하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다투고 있는 SK가 모처럼 웃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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