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팬들만 아는 '그 노래'가 되기 일쑤인 수록곡. 오늘 하루만 해도 피 땀 눈물 흘려가며 만든 수많은 수록 곡들이 묻히고 있습니다. 이에 매달 앨범별로 가장 돋보이는 히든 트랙을 선정하기로 했어요. 선정 기준은 철저하게 기자 취향이고, 선정 이유도 기자 마음입니다. - 9월1일부터 9월26일까지 발매된 앨범을 기준으로 하며 히든송 배열은 발매일순입니다-
◆ 임창정 정규 15집 [십삼월] : 팔월 (Moon blue)
- 가자, 코인 노래방으로! 이번 앨범은 임창정다운 발라드부터 재즈스윙 R&B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 그 중 ‘팔월’은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빛에 떠나간 연인을 담아 보내는 아련한 노래로, 뮤지컬 같은 도입부와 어딘지 모르게 불규칙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 FT아일랜드 미니 7집 [ZAPPING] : 못 고치나 봐 (Day By Day), 신기루 (사랑사랑사랑2) (No Regret)
- 익을 때로 익은 목소리. 정준영 친구 최종훈 탈퇴 후 4인조로 개편해 발표한 첫 앨범이다. 두 개 수록곡을 듣고선 이유 없이 데뷔 곡 ‘사랑앓이’를 다시 듣고 싶어졌고, 이홍기의 보컬 성장세에 놀랐다. 무르익은 보컬이 노래의 격을 높였다.
◆ 그루비룸&릴러말즈 [Room Service] : 염색 (Feat. 유라(youra)), Kick that (Feat. 박재범)
- 인싸될지어다. 그루비룸이 왜 대세 프로듀싱 듀오인지를 보여준 앨범이다. 씬에서 트렌디하다는 것들을 다 박아놓았다.
◆ 볼빨간사춘기 [Two Five] : Taste
- 삐딱한 사춘기. 전작 수록곡 ‘Seattle Alone’에서 다크볼사를 처음 마주했다면, 이번 ‘Taste’를 통해선 삐딱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볼사를 만났다. 음악적으로 변신을 했든 하지 않았든, 볼빨간 사춘기의 음색은 여전히 독보적이고 중독적이다.
◆ 세븐틴 정규 3집 [An Ode] : Snap Shoot
- 찾았다! 내가 알던 세븐틴. 그동안 ‘아낀다’ ‘만세’, ‘예쁘다’, ‘아주 NICE’ 등을 통해 청량함을 표현했던 세븐틴이 독을 품고 어두운 내면을 보여줬다.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의의를 뒀지만 ‘Snap Shoot’이 없었다면 섭섭할 뻔했다.
◆ 어반자카파 박용인 솔로 1집 [박용인 0.5] : 신혼
- 거칠게 달콤하게, 날것 그 자체. 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거친 소울이 인상적인 박용인의 보컬 스타일을 포장하지 않고 내놓은 ‘신혼’이라는 곡이 재미있다.
◆ 드림캐쳐 [Raid of Dream] : Silent Night
- 고요하게 심장어택.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Silent Night’는 상처 주는 날카로운 말을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지만, 사뿐사뿐 묘하게 찍어 누르니 ‘찍’ 소리도 못하겠다.
◆ 트와이스 미니 8집 [Feel Special] : GET LOUD, LOVE FOOLISH
- 과도기는 짧을수록 좋을 텐데. 보여줄 콘셉트와 음악이 소진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할 시기다. 필연적인 성장통이지만 대중들은 귀엽고 발랄한 트와이스에게 익숙한 듯하다. ‘GET LOUD’ ‘LOVE FOOLISH’에는 각각 지효와 모모가 제작에 참여했고, 그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만한 수록곡이다.
◆ 악동뮤지션 정규 3집 [항해] : 뱃노래, 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시간을 갖자
- 기계는 알 수 없는 인간 감성. 기계적인 발라드가 판치는 요즘 차트에 한방을 날렸다. 올해의 앨범으로 꼽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구성이다. 한 권의 에세이를 읽은 기분. 군백기 동안 이찬혁과 이수현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남매의 감성이 이리도 깊어졌을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