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th BIFF] ‘말도둑들,시간의 길’ 카자흐스탄X일본, 24회 부국제 시작 알렸다 (종합)

입력 2019-10-03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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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말도둑들,시간의 길’ 카자흐스탄X일본, 24회 부국제 시작 알렸다 (종합)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3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선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말도둑들,시간의 길’ 시사, 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전양준 집행위원장,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리사 타케바 감독, 배우 사말예슬라모바와 모리야마 미라이가 참석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이날 “개막작으로 선정돼 기쁘다”고 인사를 했다. 배우 사말예슬라모바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기쁘다. 이번 영화는 전체적으로 촬영 과정이 흥미로웠다”,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와 영광이고 감사하다. 카자흐스탄에서 지낸 2~3주는 보물과 같았다. 이렇게 평가받고 부산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 기대해달라”고 촬영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품이다.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두나무]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과 리사 타케바 감독이 공동 연출했으며, 2018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말 예슬라모바가 출연했다. 2017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선정작이기도하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뉴커런츠 상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 이후 작업의 원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객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2015년 뉴커런츠상 수상이 감독에게 지닌 의미를 설명했다.

예를란 감독에 따르면, 그는 리사 타케바 감독과 칸 영화제에서 만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을 이야기를 한 후 리사 감독과 협업을 했다. 예를란 감독은 “일본 측이 중앙아시아와의 공동 제작에 관심이 많다. 그 중 이번에는 카자흐스탄과 함께 한 것이다”라고 공동 연출 배경을 추억했다.

리사 감독은 “처음에는 기본적으로 일본 배우는 내가 디렉션을, 카자흐스탄 배우들은 예를란 감독이 디렉팅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나는 그림의 연결성을 주로 확인했고 예를란은 배우들과 가깝게 호흡하길 원했다”며 “상황에 맞게 대응하면서 작업해나갔다”고 덧붙였다.

가족을 사랑하는 남자가 말을 팔러 떠났지만 아이들에게 선물할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한다. 남자의 장례식을 치르고 아이들과 친정으로 가려던 남자의 아내(사말예슬라모바 분)는 8년 전 소식 없이 떠났던 또 다른 남자(모리야마 미라이 분)와 마주한다. 어딘가 그 남자를 닮은 여자의 아들은 그와 함께 말 몰이에 나섰다가 말도둑들과 맞닥뜨린다.

목가적인 삶부터 시간의 흐름에 맞춰 흐르는 선과 악의 면면을 201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촬영감독 아지즈 잠바키예프가 촬영을 맡아 와이드스크린의 미학으로 완벽히 구현했다. 중앙아시아 영화 특유의 여백의 미에 장르적 재미, 드넓은 초원 위로 수십마리의 말을 몰아가는 스케일과 말도둑들과의 긴장감 넘치는 결투가 더해져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영화에서 의미를 지니는 ‘꿈’ 장면에 대해 리사 감독은 “시나리오 개발을 해 나가면서 일본 측에선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엔딩을 반대했었다. 하지만 예를란 감독은 소년의 시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가족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또, 두 감독은 모리야마 미라이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리사에 따르면 모리야마는 모국어가 아니었지만 카자흐스탄 언어를 잘 구사했고, 승마까지 배워가며 촬영을 했다. 예를란 감독은 “아직 개봉 전이라 일본 배우를 카자흐스탄 사람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카자흐스탄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과의 합작품인만큼 의미있게 봐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본인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의 캐릭터 설정 비화도 전했다.

모리야마는 “대본 단계에선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인지 어떻게 카자흐스탄에 왔는지 얘기를 많이 했는데 완성본에선 전사가 없다. 등장인물의 절제된 표정 작고 미세한 동작이지만 카자흐스탄 특유의 따뜻함과 대지의 광활함이 동시에 느껴질 것”이라며 “카자흐스탄어를 몰라서 공부하고 대본 그대로 외웠고 애드리브도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절제된 언어를 통해 서정시를 읽은 느낌을 받았다”고 영화의 관전포인트까지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부산|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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