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스카우팅 리포트’, 최원영X이도현의 진한 여운+뜨거운 공감

입력 2019-10-26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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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북마크] ‘스카우팅 리포트’, 최원영X이도현의 진한 여운+뜨거운 공감

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다섯 번째 작품 ‘스카우팅 리포트’ 최원영과 이도현이 서로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드라마스페셜 2019 ‘스카우팅 리포트’(연출 송민엽, 극본 이주영, 기획 KBS, 제작 UFO프로덕션)는 어느 날 서로가 아버지와 아들임을 알게 된 경우(최원영)와 재원(이도현)이 엇갈린 순간들 속에서 쌓였던 오해를 풀며 서로를, 그리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야구 스카우터’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워 진한 여운과 깊은 공감을 선사하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KBS드라마스페셜2019의 가치를 증명해낸 시간이었다.

한 때 반짝 스타 야구선수였던 스카우터 경우. 구단 몰래 학부모들의 뒷돈을 받았다가 이 사실이 발각돼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교 유망주 재원을 스카우트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구단 스카우터 팀장이자 친구인 종만(김지훈)의 말에 그길로 재원의 고등학교가 있는 강릉으로 향했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재원은 경우와 얘기조차 하지 않으려 했지만, “너 어깨 아프지?”라는 경우의 한 마디에 그와 투구 연습까지 하게 됐다.

전날 경우는 재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의 경기 영상을 보며 단번에 어깨 통증을 알아챘던 것. 또한 재원의 엄마가 횟집을 하며 홀로 그를 키웠다는 사실을 알고는 메이저리그에 가서 외롭게 엄마 혼자 두지 말고 “서울 가서 어머니 모시고 새 아파트에서 살아”라며 그를 설득했다. 재원의 마음은 흔들렸다.

경우는 기세를 몰아 재원의 엄마까지 포섭하려 했다. 그런데 그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뺨부터 때리는 재원의 엄마. 알고 보니 그녀는 선수시절 경우의 연인이었던 진숙(유지연)이었다. 자신보다 늘 야구가 먼저였고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고 헤어져 홀로 재원을 낳아 키운 것.

경우는 갑자기 생긴 아들이 반드시 스카우트해야만 하는 야구 선수란 사실에 어떻게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어깨가 아픈 재원을 계속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도 모자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를 위해 연습 피칭까지 시키는 것을 보곤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감독(이현균)에게 규칙위반이라며 엄포를 놓고 재원을 병원에 데려갔다. 운명의 장난일까. 재원의 아픈 어깨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뼈 기형 때문이었고, 더 이상의 경기 출전은 무리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은사자기 대회 결승전을 앞둔 강림고는 에이스 재원이 꼭 필요했고, 이 경기는 재원에게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에게 자신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경우는 선수시절 똑같은 상황에서 “나 아니면 안 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 무리하게 출전했다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기 때문에, 재원을 말렸다. 하지만 “차라리 솔직하게 얘기해요. 내가 한국에 남아야 아저씨가 돈 벌 수 있는 거 아니예요?”라는 비수가 돌아왔다. 경우가 비리를 저질렀고, 자신을 스카우트해야만 하는 상황을 재원이 알고 단단히 오해한 것.

재원과의 다툼 후, 경우는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어깨통증 때문에 그의 출전을 말렸던 아버지는 경우가 계속 고집을 피우자 답답한 나머지 마음에도 없는 돈 얘기까지 꺼내며 역정을 냈다. 이에 아버지가 자신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단단히 오해하고 그와 멀어졌다. 그제야 당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경우는 지난날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원망, 오해의 감정들을 터져나오는 눈물 속에 쏟아내며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다.

경우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재원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그리고 경기 직전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봐”라며 진심을 담아 공감과 용기를 전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게 던진 그의 초구. 우렁차게 울리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들으며 경우는 흐뭇하게 경기장을 떠났고, 훗날 재원은 경우의 구단에 입단해 투수가 아닌 타자로 활동하게 됐다. 스카우터와 고교 유망주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이란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이 엉킨 관계의 매듭을 푸는 과정 속에서 담담히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었던 따뜻한 한 시간이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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