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계절’ 기성용, 그의 겨울은 어떻게 열릴까

입력 2019-10-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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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기성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결장, 결장, 또 결장…

축구국가대표팀 전 ‘캡틴’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처한 답답한 상황이다.

뉴캐슬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서 끝난 울버햄턴과의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기성용은 이날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18인 경기 엔트리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벌써 3경기째다. 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9라운드 첼시전에 이어 출전 로스터에서 배제됐다. 팀은 2승3무5패(승점 9)로 강등권에 근접한 17위에 랭크됐음에도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기성용을 사실상 ‘전력 외’ 취급을 한다. 올 여름 다롄 이팡(중국)으로 향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두터운 신망 속에 주력으로 뛴 기성용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시련이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울버햄턴전에서 경쟁자 션 롱스태프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향후 3경기를 뛸 수 없다. 누군가의 아쉬움은 또 다른 이에게 기회가 되는 법. 묵묵히 기다리며 훈련에 매진한 기성용으로선 분위기를 환기시킬 절호의 찬스다.

물론 추이는 장담할 수 없다. 유기적인 빌드업과 정교한 움직임으로 아기자기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선호한 베니테스 감독과 달리 브루스 감독은 ‘킥 앤드 러시’라는 전형적인 잉글랜드 축구를 추구한다. ‘패스 마스터’로 평가받는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중용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다행히 기성용은 현재의 상황을 크게 답답해하지 않는다. 2009년 12월 셀틱(스코틀랜드)으로 향한 그는 영국에서만 10년을 넘게 지냈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환희와 아픔을 수없이 경험했다.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 광주FC 단장은 “아들은 잘 견디고 있다. 심적 부담도 크지 않다더라. 착실히 생활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은 틀림없다. 기성용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까지다. 1월 개장할 겨울 선수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둥지를 물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근 뉴캐슬 지역매체도 기성용의 이적을 내다봤다. 기성용은 ‘유럽 잔류’를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으나 완전히 다른 무대로의 도전도 배제하지 않는다. 물론 뉴캐슬에서의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될 경우도 염두에 둔다. 기성용의 다가올 겨울은 어떻게 열릴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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