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액 35만달러’였던 페르난데스의 자신감은 진짜였다

입력 2019-10-30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의 2019시즌 통합우승을 얘기할 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정규시즌 전 경기(144게임)에 출장해 타율 0.344(572타수197안타), 15홈런, 88타점, 출루율 0.409를 기록하며 타선에 엄청난 힘을 보탰고, 오재일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개의 결승타를 쳐냈다. 팀을 넘어 KBO리그 타자 전체를 통틀어도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공을 맞히는 능력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다”던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 2명 지미 파레디스(21경기 타율 0.138·1홈런·4타점)와 스캇 반 슬라이크(12경기 타율 0.128·1홈런·4타점)가 팀 전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영입이 결정됐을 때 국내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역할만 해줘도 감지덕지라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70만 달러의 계약 총액 가운데 보장된 액수는 그 절반인 35만 달러였던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페르난데스는 계약 직후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감을 보였고, 그 옵션을 전반기에 일찌감치 채웠다. 타고난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동료들과 융화하는 자세도 합격점을 받았다.

타격감이 떨어졌을 때는 장시간 영상분석을 하며 약점을 보완하고자 애썼다. 집요한 몸쪽 패스트볼 공략을 이겨내고, 상대 수비시프트를 무력화한 비결이다. 상대 수비가 우측으로 이동했을 때 좌익선상 타구를 여러 차례 만들어내면서 극단적인 시프트를 망설이게 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1~4차전에선 13타수1안타(타율 0.077), 2타점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믿음을 놓지 않은 이유가 타고난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 덕분이다. 그렇게 페르난데스는 한국 무대 데뷔 첫해에 우승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늘 “두산은 당연히 리그 최고의 팀”이라고 외쳤던 그의 말은 두산의 통합우승으로 확실하게 증명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