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부상에 오열한 손흥민…흔들린 멘탈을 붙잡아라

입력 2019-11-04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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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 ‘캡틴’이 큰 위기를 맞이했다. 사고 직후, 중계 화면에 잡힌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옐로카드를 레드카드로 정정한 주심 판정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상대 선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혼돈 그 자체. 당황한 손흥민은 눈물을 쏟았다. 고개를 숙인 채 오열하며 라커룸으로 향한 그에게 상대 선수들이 다가와 위로할 정도로 심각했다.

손흥민에게 4일(한국시간)은 최악의 하루였다.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원정)에 선발 출격한 그는 후반 초반까지 유효 슛 하나 기록하지 못한 팀에서 가장 돋보였고, 후반 18분 델레 알리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시즌 3번째 도움(5골).

그러나 기쁨은 길지 않았다. 후반 32분 에버턴의 안드레 고메스의 측면 돌파를 저지하려다 깊은 백태클을 범했다. 손흥민의 발에 걸린 고메스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협력수비에 나선 세르주 오리에와 다시 충돌해 발목이 꺾였다.

에버턴은 이후 고메스가 오른 발목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긴 응급처치로 추가시간이 12분이나 주어졌고, 수적 열세에서 토트넘은 동점골을 내줘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미뤘다.

예기치 못한 끔찍한 사고였다. EPL 사무국은 “위험한 상황을 야기했다”는 점을 손흥민의 생애 두 번째 퇴장 이유로 들었다. BBC스포츠와 더 타임즈, 데일리 메일 등 현지 언론들은 의외로 차분했다. 고메스의 부상과 손흥민의 멘탈을 모두 걱정했다. 부상은 2차 충돌에서 발생했으나 앞서 백태클을 범한 손흥민의 심적 고통도 대단할 수 밖에 없다. 평소 눈물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그이다.

스카이스포츠 패널 개리 리네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부상이 아니었다면 퇴장도 없었을 것이다. 손흥민은 동료의 부상을 더 챙겼다”며 안타까워했다. 에버턴 주장 시무스 콜먼도 경기 후 원정 라커룸을 직접 찾아와 손흥민을 다시 격려했다.

스승들도 손흥민을 감쌌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은 “손흥민의 태클은 의도적이지 않았다. 사고는 끔찍하나 의도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퇴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11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을 공개한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아는 손흥민은 악의적인 태클을 하지 않는다. 꾸준히 돕고 대화할 것이다. 빨리 일어서도록 지켜야 한다.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며 제자가 시련을 빨리 털어내길 기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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