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트남 돌풍 정해성 감독 “내년엔 우승 트로피 들고 싶다”

입력 2019-11-0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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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 사진제공 | 정해성 감독

2017년 10월 베트남으로 향한 정해성(61) 감독은 “도전”을 외쳤다. “축구는 한국이든 베트남이든 다 똑 같다”며 의욕을 불태운 그는 처음 1년간 호앙아인잘라이(HAGL)의 기술위원장 겸 총감독을 맡았다가 지난해 말 호치민시티FC 사령탑에 올랐다. 호치민에서 정 감독의 지도력은 빛이 났다. 2017~2018년 연속으로 V리그 14팀 중 12위의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올 시즌 단박에 2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엄청난 돌풍 덕분에 준우승을 하고도 ‘V리그 올해의 감독’에 선정됐다. 또 구단과 내년부터 2022년까지 ‘2+1년’ 재계약을 맺었다. 스포츠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 감독은 “선수와 스태프, 구단 모두 하나가 되어 2019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 올 시즌 호치민시티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원동력이 있다면.

“팀에 늦게 합류하면서 선수 구성이 95% 정리가 된 상황에서 시작했다. 우선 구단을 비롯해 선수, 스태프 모두 하나가 된 ‘원 팀’을 강조하면서 프로다운 팀을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이겨내 줘 고맙게 생각한다. 생활과 훈련도 하나하나 진정한 프로답게 변해갔다.”

-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는 얘기가 있다.

“선수들의 영양 섭취가 훈련 효과를 결정짓는다는 생각에 구단과 얘기했지만 예산 문제로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곳에 계시는 교민들이 도와주셨다. 고등학교 동문 후배 조장희 JS건설 회장, 대학 동기 이형수 건영개발 회장, 강상원 Vetjet 항공 대표, 축구인 후배 하노이 삼원가든 박상일 사장 등이 선수들 영양섭취에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해주셨다. 그 덕분에 선수들의 체력 보강에 많은 도움이 됐다.”

- 호치민시티와 재계약을 했는데.

“시즌 종료 전에 회장님께서 구두로 ‘걱정하지 말고 3년은 같이 했으면 한다’고 언질을 하셨는데, 시즌을 마치고 마무리가 됐다. 내년에는 더 힘든 시즌을 하게 되는 상황에 선수보강이 절실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구단 사정이 어려워 쉽지 않다는 답을 들어 잠시 고민했다. 그 사이 V리그 몇몇 팀에서 제의를 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우선은 호치민’이라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시즌을 마치고 서로 양보하면서 구단과 계약에 합의했다.”

- 호치민시티 구단만의 특색이 있다면.

“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치민은 대도시이자 라이벌로서 V리그 흥행을 주도할 수 있는 팀이지만 지금까지 호치민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올 시즌도 1무1패로 열세였다. 하지만 호치민 팬들을 충분히 흥분시킬 만큼의 결과와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V리그 우승팀은 하노이다. 당연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가진다. 하지만 하노이가 15세 이하 유스 대회 출전 등 AFC 클럽 등록 규정 위반으로 출전권이 박탈됐다. 이에 2위 호치민시티가 출전권을 넘겨받았다. 정 감독은 “쉽지는 않겠지만 베트남의 클럽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현지에서 한국인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박항서 대표팀 감독이 너무 잘하고 있고, 클럽팀에서도 올해 호치민의 결과가 좋아 상당히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후배 지도자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베트남이나 동남아국가로 진출을 꿈꾸는 지도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디든 새로운 국가에서 도전을 하려면 쉽지 않다. 지도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의 정서도 잘 파악해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와 스태프 모두 서로 존중하는 것도 꼭 필요한 요소다.”

- 내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

“내년 시즌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V리그와 ACL, 내셔날컵, 클럽챔피언십 등 4개 대회를 소화해야한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클 것에 대비해 선수 보강에 신경을 쓸 것이다. 4개 대회 중 하나는 우승컵을 거머쥐고 싶다.”

정 감독은 조만간 스페인으로 건너가 경기 관전을 겸한 휴식을 취한 뒤 12월 초 훈련을 시작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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