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스위니 토드’ 신주협·신재범 “조승우 선배가 내 옆에? 믿기지 않았죠”

입력 2019-11-06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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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 합격 소식에 길거리를 펄쩍펄쩍 뛰어다녔어요.” (신재범)

“조승우 선배 옆에 홍광호 선배 옆에 박은태 선배까지,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죠.”(신주협)

뮤지컬 배우 신주협과 신재범은 요즘 현실과 꿈을 오가는 삶을 살고 있다. 꿈에 그리던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토비아스’ 역으로 캐스팅돼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매력으로 ‘러빗’ 부인의 파이 가게에서 일하는 ‘토비아스’는 ‘스위니 토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현재 타이틀롤로 활약 중인 홍광호가 초연에서, 김성철이 3년 전 재연에서 맡은 바 있어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이라 일컫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에 무대에 오를 때마다 기쁨과 부담감이 교차하지만 신주협과 신재범은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하 신주협‧신재범 인터뷰 전문>

Q. ‘스위니토드’ 합격 소식을 듣고 어땠는지가 궁금하다.

신재범 : ‘니진스키’ 연습 중일 때 소식을 들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점심을 먹고 형, 누나들이랑 커피숍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합격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대학로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소리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신주협 : ‘시데레우스’를 공연 중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합격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안 믿었고 나 역시 함성을 질렀다. ‘토비아스’는 3년 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 분들도 기뻐해주셨다. 오디션 기간 중에 주변 분들이 결과를 더 궁금해 하셨다. 게다가 같은 소속사인 재범이랑 같이 돼서 더 기뻤다.

신재범 : 나도 그랬다. 우리 둘이 같은 역이라니. 신기하고도 기뻤다.


Q. 두 사람의 ‘토바이스’의 결이 너무 다르더라. 신주협은 소년 같고 신재범은 약간 청년 같은 느낌이 들던데 캐릭터 분석이 궁금하다.

신주협 : 거리에 버려졌던 아이이기 때문에 학대 받은 사람들의 특징을 공부했던 것 같다. 마음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사람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몸도 늘 수그린 채 있는 게 대부분이더라. 그 다음에 나이를 더했다. ‘낫 와일 아이 엠 어라운드(Not while I’m around)‘를 부를 때는 러빗 부인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는 토비아스의 마음이 궁금하더라. 사랑의 감정일거라 생각했다. 나이가 어려 이 감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도 무의식적으로 러빗부인을 사랑할 거라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대사를 봤을 때 완성되지 않은 문장 같았다. 파이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알게 된 토비아스가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쇼크를 받은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

신재범 : 일단 에릭 셰퍼 연출이 우리에게 바라는 토비아스의 노선이 달랐다. 노트를 단 한 번도 같이 받아본 적이 없다. 연출께서 내게 ‘나이를 어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궁핍’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 토비아스는 자신을 돌봐주던 피렐리 선생이 사라졌지만 러빗 부인이 파이와 위스키를 준다는 말에 넘어가지 않나. 피렐리 선생의 실종보다 토비아스는 당장 먹는 것이 급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면은 많은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 시체가 가득한 주방에서 토비아스는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만든 모든 사람들과 일어난 상황을 원망하며 고기를 갈 것이란 생각을 했다.

Q.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하게 됐는데.

신주협 : 홍광호 선배는 예전에 뵌 적이 있었지만 조승우 선배는 처음 뵀다. 그래서 연습 첫 날 조승우 선배님을 봤는데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 좋아하는 마음이 주체가 안 돼서 연기에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오래전부터 롤모델이었던 홍광호 선배를 볼 때면 정말 행복했다. 노래를 정말 잘 하시지 않나. 듣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가장 놀란 것은 박은태 선배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때 록 발성으로 정말 고음을 소화하시는데 ‘스위니토드’의 중저음까지 가능하신 것을 보고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이 세 사람이 왜 뮤지컬 정상에 서 있는지 알겠더라.

신재범 : 난 눈을 마주치긴 했다. 하하하. 사실 옆에서 힐끔힐끔 쳐다봤다. 진짜 내가 이 분들이랑 같이 하는 게 맞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높게만 바라보면 공연에 지장이 생길 것 같더라. 어찌됐든 토비아스는 스위니토드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분노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속으로 ‘다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했다. 하하. 조승우 선배는 대사를 하실 때 세기가 강해 압도적이고 홍광호 선배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것 같다. 박은태 선배의 저음도 참 좋아한다. 그 분들의 연기를 대기실 등에서 보고 있으면 그냥 재미있다.


Q. 첫날 공연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연륜이 된 배우들도 가장 긴장한다는 첫날인데 두 사람은 어땠는지.

신주협 : 무대 밖에서나 뒤에서나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했다. 보통 내가 안 나오는 장면은 대기실에서 쉬는 게 대부분인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라. 대기실에 들어가면 대사나 움직임 등을 로봇처럼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야 어느정도 안심이 되더라.

신재범 : 엄청 떨렸다. 그런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면 다른 선배들도 다 떨었다는 점이랄까? 솔직히 조승우, 옥주현 선배 등 경험이 많으신 분들은 절대 안 떠실 줄 알았다. 심지어 리허설 때 조승우 선배는 내게 ‘지금 많이 떨어. 본 공연에서 떨지말고’라고 하셨는데 본 공연 때 선배도 긴장하시더라. 옥주현 선배도 “재범아, 난 엄청 떨어”라고 하셨다. 내가 덜 떨게 하려고 하신지 모르겠지만. (웃음)

Q. ‘토바이스의 솔로곡인 ‘Not while I’m around‘는 ’스위니토드‘의 대표곡이기도 해서 소화하는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신주협 : 초반에는 완곡을 못해서 보이스 코칭을 두 달간 받았었다. 연습을 하면서 재범이에게 계속 확인을 받았다. ‘Not while I’m around‘는 불협화음이 가득한 이 뮤지컬 안에서 가장 선율이 아름답고 어찌보면 보편적인 넘버다. 그래서 음정이 살짝이라도 삐끗하면 분위기를 망치기 쉽다. 게다가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 노래를 아시기 때문에 정말 연습을 죽도록 했다. 지금은 이 곡에 많이 익숙해졌다. 속이 많이 탔다.

신재범 : 나 같은 경우는 오케스트라와 맞추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박자를 밀고 나가는 것보다 오케스트라와 맞추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토비아스의 성격과는 그게 맞지 않다는 말을 듣고 당돌하게 나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게다가 솔로곡에는 피아노가 없다. 오로지 현악기에 박자를 맞춰야 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스위니토드’에서 그 장면이 유일하게 관객들이 마음을 놓고 쉬어가는 구간이기도 해서 진실 되고 아름답게 만들려고 한다.


Q. ‘스위니 토드’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본다면 신재범은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 한국어 버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신재범 : ‘스위니 토드’때처럼 감히 내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보안이 철저해서 공식 발표가 될 때가지 절대 누설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하자면 “나 ‘알라딘’ 됐어요!”라고 말하고 싶어서 죽을 뻔 했다. (웃음) 더빙 작업은 처음인데 녹록치 않았다. 그냥 연기와는 달리 화면에 있는 배우들 입 모양을 맞추면서 하는 것이 정말 어렵더라. 게다가 보안이 철저해서 악보 등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악보를 통째로 다 외워서 다음날 녹음을 하곤 했었다. 사실 아직까지 내가 ‘알라딘’을 했다는 게 안 믿겨진다. 상상만 하던 현실이 되면 오히려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


Q. 신주협은 유명 샌드위치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었다. 유명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도 했었는데.

신주협 : 같은 소속사 김민석 형과 함께 촬영을 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해서 갔다. 전날 녹음본이 왔는데 사투리를 해야 했고 말의 속도도 엄청 빨랐다. 우리 둘이 카페에서 계속 연습을 했다. 툭 치면 나올 정도로 했으니까. 그날 광고주 분께서도 무척 만족해 하셨다. (웃음) 박막례 할머니를 뵀는데 영상처럼 말을 거침없이 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무척 수줍음이 많으신 할머니셨다. 말도 굉장히 조심스레 거셨다. 대사가 갑자기 바뀌거나 하면 연세가 있으시기에 외우시는데 좀 오래 걸리시지 않나. 그러면 “미안해, 내가 나이가 많아서 외우는 데 시간이 걸려”라며 양해를 구하시더라.

Q. ‘스위니 토드’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배우들에게 어떤 공연으로 남을 것 같나.

신재범 : 행복하고 즐겁게 공연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사실 행복하다. 정말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일하는 것 자체로도 기쁘다. 이 공연이 끝났을 때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칭찬을 받았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신주협 : 야망 있게 말하자면 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 이걸 통해서 저 역시 제 새로운 면을 보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연기자로서의 매력을 느끼셨으면 한다. 저 역시 성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글 ·사진|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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