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장악위한 허민의 끝없는 무리수

입력 2019-11-07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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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스포츠동아DB

이장석 전 키움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프레임에 갇혔던 장정석 전 감독이 7일 침묵을 깨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장 전 감독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키움 허민 이사회의장, 하송 대표이사는 이 전대표의 일상적인 덕담을 ‘재계약 지시’로 확대 해석했고 감독 교체의 구실로 삼았다. 장 전 감독은 그동안 구단이 강하게 부인해왔던 한국시리즈 직후 허민 의장이 특정인물을 수석코치로 임명할 것을 요구해 거절했다는 제안도 사실이라고 했다.

물론 장 전 감독이 면회한 시점은 이 전 대표가 여전히 구단에 숨은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시기다. 그렇다고 해도 “재계약은 너무 걱정 말라”는 한 마디로 장 전 감독을 옥중경영과 연관시키기에는 적잖은 무리가 따른다고 볼 수 있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8일 KBO에 경위서를 제출하고 판단을 기다리겠다. 허민 의장이 장 전 감독을 만나 공석이 된 수석코치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요청은 아니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코칭스태프 그것도 수석 코치 인선에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키움 주주들이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에게 이사회 의장을 청한 것은 경영진의 감시와 견제를 통한 정상구단으로 탈바꿈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종료와 함께 허민 의장은 측근인 하송 감사위원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했고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감독교체까지 개입했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안까지 공개하며 대응했다.

타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과연 이사회 의장의 역할로 적절한가?”라고 되물었다.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뢰성을 가진 전문경영인 영입, 그리고 견제의 역할에 충실한 명망 있는 이사회 의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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