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과 만난 이정현 “KBL판 휴스턴 만들어 보는거죠”

입력 2019-11-12 0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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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이대성(왼쪽)-전주 이정현. 사진ㅣ스포츠동아DB·KBL

현대모비스 이대성(왼쪽)-전주 이정현. 사진ㅣ스포츠동아DB·KBL

전주 KCC는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트레이드로 이대성(29)과 라건아(30)를 영입해 단숨에 우승 전력을 꾸렸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KCC는 약점으로 손꼽혔던 가드 포지션을 강화했다. 볼 핸들러가 부족해 접전에서는 이정현(32)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기기도 했던 KCC는 이대성이 가세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둘은 지난시즌(2018~2019시즌) 정규리그 MVP(이정현)와 플레이오프 MVP(이대성)를 양분했다. 한 시즌에 각자 다른 팀에서 MVP를 나눠가졌던 두 선수가 이듬해 한 팀에서 만난 것은 KBL 역사상 처음이다.

두 MVP의 만남에는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한다. 국가대표 가드진을 구성하고 있는 두 선수의 만남에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반면, 포지션 중복에 따른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정현과 이대성은 볼을 잡은 상황에서 강한 ‘온 볼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공격 점유율을 의미하는 USG% 부문에서 이대성은 28.9%, 이정현은 28.4%로 국내선수 가운데에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3위는 같은 팀의 송교창(25.7%)이다. 국내선수 가운데에 공격 점유율 가장 높은 3명이 만난 것이다.

농구는 5명이 함께 뛰는 종목이지만, 볼은 1개다. KCC는 국가대표급 선수 구성으로 전력을 꾸렸지만, 그만큼의 희생이 뒤따라야만 한다.

KCC의 전창진 감독(56)은 트레이드 직후 “이정현은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를 맡을 수 있고 이대성은 포인트가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정현은 “나도 트레이드를 기사로 보고 알았다. 깜짝 놀랐다”고 운을 떼며 “생각지도 않게 좋은 선수들(이대성, 라건아)이 왔고 우승 전력이 됐다”며 웃었다. 이어 “좋은 선수들이고 대표팀에서 함께 해봤기 때문에 (이)대성이와 서로 영리하게 잘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NBA에서 (공격점유율이 높은)제임스 하든과 러셀 웨스트브룩이 휴스턴에서도 잘 하고 있지 않나. 우리가 ‘KBL판 휴스턴’이 되어 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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