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리포트] 협상 없던 KT와 유한준, 제2·제3의 유한준을 기다린다

입력 2019-11-19 16:5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유한준. 스포츠동아DB

KT 위즈가 ‘집토끼’ 유한준(38)을 눌러앉히는 데 성공했다. 2년 총액 20억 원에는 제2, 제3의 유한준을 향한 기대가 담겨있다.

KT는 19일 “FA 유한준과 2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계약금 8억 원·연봉 5억 원·옵션 2억 원이며, 옵션은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준은 2016시즌부터 4년간 KT에서 50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4, 61홈런, 301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에도 139경기에서 타율 0.317, 14홈런을 마크했다.

이번 계약은 합의 시기가 관건이었을 뿐, 성사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유한준은 KT 잔류 외에 다른 카드는 생각조차 안 했고, KT 역시 그를 필요로 했다. 유한준은 에이전트도 선임하지 않고 직접 구단과 만났다. 5일 이숭용 단장과 한 차례 식사를 했고, 18일 두 번째 만남에서 계약 규모를 전달받았다.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계약에 합의했고 19일 오전 구단 사무실에서 도장을 찍었다.

이숭용 KT 위즈 단장이 FA 유한준과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KT 위즈

계약 발표 직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유한준은 “팬들에게 가을야구 진출을 약속했는데 이를 못 지켰다. 팬 여러분들이 ‘다음 2년 동안 약속을 지켜라’는 의미로 계약을 선물주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계약 과정에 대해서는 “협상이랄 것도 없었다. 구단이 시즌 내내 나를 존중하는 걸 느꼈기 때문에 고민도 안 했다. 4년 전 나를 불러준 팀이다. 여기서 잘 마무리하는 게 야구인생 마지막 숙제”라고 강조했다.

KT가 유한준을 잡은 건 단지 그가 ‘확실한 3할타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2019년 주장으로 헌신하며 창단 첫 5할 승률을 이끈 ‘리더 유한준’의 가치도 필요했다. 이 단장은 “(박)경수와 (유)한준이는 우리 팀 프랜차이즈 선수인 동시에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라며 “제2, 제3의 유한준이 나와야 한다. 앞으로도 유한준답게 귀감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한준은 19일 오전 도장을 찍은 뒤 곧장 대만에서 마무리캠프 지휘 중인 이강철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마움을 전해받은 이강철 감독 역시 “1년 동안 주장으로서 고생 많았고,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의 2년도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무리캠프 캡틴’ 오태곤(28)은 “주장을 직접 해보니 얼마나 고생하는지 느꼈다”며 “한준이 형은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선수다.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축하 인사를 드렸는데, 형의 계약이 진심으로 기쁘다”고 반색했다. KT의 모든 선수들 반응은 비슷했다. 이들이 제2, 제3의 유한준으로 성장하는 것은 곧 KT가 그만큼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오슝(대만)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