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강남영동새마을금고 이사장 “원칙과 헌신 있다면 다 통하죠”

입력 2019-11-25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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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한 기업인. 정치인이자 평생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온 이재창 강남영동새마을금고 이사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중소기업 살리는 ‘미다스의 손’
3년 무보수 봉사 끝 금고 살려내
‘평화마라톤’ 등 생활체육에도 헌신
코리아스포츠진흥대상 리더상 수상

“3년 약속을 하고 무보수로 이사장직을 맡았습니다. 아침 7시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을 했죠. 이사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돈을 내서라도 살려놓고 보자’고 호소했습니다”.

이재창(70) 강남영동새마을금고(이하 금고) 이사장은 이렇게 1991년 부도로 쓰러져가는 금고를 맡아 약속했던 기한을 6개월이나 단축시킨 끝에 2년 6개월 만에 보란 듯이 살려 놓았다.

이 이사장에게는 강남영동새마을금고의 이사장 외에 두 개의 직함이 더 있다. (주)태양트레이의 회장 그리고 정치인 이재창이다. 이 이사장은 1991년 제1대 강남구의회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해 4대까지 의원과 의장(4선)을 맡아 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힘을 쏟았다. 현재는 자유한국당 중앙위원회 국민안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접목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1997년에는 청소년축구대회를 열고 우승팀과 일본으로 날아가 교류전을 개최했다. 기초의회 체육대회를 처음 시작한 것도 이 이사장이다.

“기초의회 의원들과 직원까지 합하면 서울에만 1000명이 넘는다. 서울시 25개 구에다 ‘체육대회를 열자’고 했더니 너무들 좋아했다. 우리가 하니 이게 금방 전국으로 확산되더라.”

“강남구에 특이한 걸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도 매년 열리고 있는 국제평화마라톤대회다. 구민들이 운동장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열악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강남구 예산의 3%(지금은 더 늘었다고 한다)를 학교에 배정하도록 한 것도 이 이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이 이사장의 이러한 생활체육 사랑은 끊임없는 구민과의 소통과 젊은 시절 조기축구선수로 활동하는 등 삶의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것이었다. 이 이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일 코리아스포츠진흥대상 리더부문을 수상했다.

● 원칙 하나로 반대를 잠재운 뚝심 … 그가 가면 길이 되었다

이 이사장은 성공한 경영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대한민국을 일으켰다”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가 회생시킨 강남영동새마을금고 외에도 태양트레이는 케이블트레이, 닥트, 철 구조물 제조와 볼트, 너트, 레이스웨이 도소매 등 금속구조재 우량 제조업체로 성장해 왔다. 학과, 기능, 도로주행 시험을 학원에서 실시하는 김포 한강자동차 운전전문학원에도 이 이사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맞닿아 있다.

이 이사장은 1949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청계천에서 기술자로 일했으며 스물한 살에 기능올림픽 대회에 출전해 가스용접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1972년 설립한 태양트레이(당시 태양공업사)는 그의 정체성이자 분신과도 같은 회사다.

“한 품목을 갖고 50년 가까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떤 일이 없었겠나. 그래도 단 한 번 월급이 밀려본 적이 없다. 오래 전부터 직원들 자녀 학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이 이사장이 자란 가난한 시골마을에서는 중학교에 진학한 사람이 단 한 명뿐이었고, 그 한 명은 이 이사장이 아니었다. 그래서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한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식 공부는 내가 책임질 테니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경영도 정치도 이 이사장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원칙’이다. 특히 의정활동 중 유독 ‘전국 최초’가 많다. 이 이사장은 “반대하는 사람들도 원칙을 갖고 설득하면 결국 통했다”라고 했다.
마음 편히 공부할 데 없는 학생들을 위해 주민센터에 복지시설(독서실)을 만든 일, 동네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고 전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점멸식 보안등과 CCTV 설치도 모두 이 이사장이 현역 의장시절에 이룬 업적이다. 이 이사장이 시작한 사업들은 처음엔 반대가 거셌지만 이후 효율성과 주민의 호응을 얻으면서 서울 전체, 전국으로 번져 나갔다.

왼손에 ‘원칙’을 쥐었다면 오른손에는 ‘근면과 성실’이 있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 이사장은 늘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처음 금고의 이사장을 맡아서는 아침 7시에 사무실에 나와 밤 12시에 퇴근하는 일상이 반복됐다. “9시면 은행이 문을 연다. 은행하고 똑같으면 은행을 가지 누가 금고를 오겠는가”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 이사장은 “이제 체계가 완전히 잡혔다. 이사장이 없어도 모든 게 잘 돌아갈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은행의 전국 지점 수가 800군데인데 비해 금고는 3000군데나 된다. IMF 때에도 공적자금을 안 쓴 곳은 금고뿐이었다. 마을금고는 금융기관으로서 최고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끝으로 부와 성공을 희망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사실 제일 쉬운 게 돈 버는 거다. 100원 벌어서 90원 저축하면 90원을 버는 거고, 100원 벌어서 110원을 쓰면 적자”라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걸려오는 전화와 방문객이 끊이지 않던 이 이사장이 “할 얘기는 많지만 다음에 또 하자”며 미안한 얼굴로 일어섰다. 시골마을에서 단돈 500원을 들고 상경해 오롯이 두 손만으로 자신의 꿈을 이룬 성공한 경영인이자 정치인, 그리고 평생 봉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넉넉히 나누며 사는 사람. 오늘도 그의 퇴근시간은 밤 12시일 것이다.

● 이재창 이사장 프로필

▲ 1949년 경북 영주
▲ 동국대 북한학 학사
▲ 동국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강남구의회 1~4대 의원, 4선 의장 역임
▲ 4대전후전국 의장협의회 회장
▲ 14기 민주평통 강남구 협의회장
▲ 현 강남영동새마을금고 이사장
▲ 현 태양트레이 회장
▲ 현 한강자동차운전전문학원 회장
▲ 국민훈장 목련장(2014)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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