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없는 우리 사이’ KT, 아낌없이 내려놓고 즐긴 2시간

입력 2019-11-30 1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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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걸음걸이의 이대은. 사진제공 | KT

“펜스 없는 우리 사이!”

KT 위즈의 겨울 이벤트 ‘2019 KT 팬 페스티벌’이 30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렸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팬들을 위해 선수단 전원이 모였다. KT는 정규시즌에도 팬 서비스에서만큼은 타 팀에 견줘 밀리지 않았다. 사인이나 사진 촬영 등 요청 대부분을 거절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날은 시작부터 팬들을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놨다.

시작은 신인들이 끊었다. 제법 쌀쌀했던 날씨 탓에 대부분의 팬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칠보체육관을 찾았다. 신인들이 1시간30분간 출입문 앞에서 입장 관중 대상으로 커피와 다과를 증정했다.

행사를 앞둔 선수들은 이러한 열기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경수는 “시즌이 끝나고 편한 마음으로 팬들과 공식적 소통하는 자리다. 가장 큰 축제 아닌가. 가깝게 스킨십하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KT의 척추 역할을 맡았던 주권 역시 “여러 행사를 많이 준비했다.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나되어 열광하는 KT 팬 페스티벌. 사진제공 | KT


본 공연도 신인들이 신호탄이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신인에게는 세부 여행권이 주어졌다. 이강준을 비롯해 소형준, 강현우, 여도건은 사이다 인형을 쓰는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지용, 천성호, 최지효로 이뤄진 ‘섹시하조’는 복근까지 공개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선곡해 압도적인 가창력을 보여준 서경찬이 실시간 팬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서경찬은 “부모님께 드리겠다”며 본격 입단 전부터 효도를 했다.

‘새 얼굴’ 이보근은 ‘말하는 대로’를 불렀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베테랑의 존재감을 뽐내며 이내 안정적인 고음처리를 해냈다.

이어 팬과 함께하는 퀴즈 시간이 열렸다. 선수들이 직접 관중석으로 이동해 함께할 팬들을 선정했고, 이들과 호흡을 맞춰 퀴즈를 풀었다. 초성퀴즈, 인물퀴즈 등을 진행했는데 정답을 맞춘 조에게는 실착 유니폼이 증정됐다.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 강백호(왼쪽)와 심우준이 SG워너비의 라라라를 열창 중이다. 사진제공 | KT


시상식 역시 웃음의 연속이었다. 사복 패션이 가장 뛰어난 이를 꼽는 ‘베스트드레서’상은 이대은의 몫이었다. 그는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말한 뒤 단상을 런웨이 삼아 워킹을 선보이기도 했다. 치명적인 표정에 팬들 모두 환호를 자아냈다. 최근 뿌리염색으로 완성도를 높인 장발 스타일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더 예쁜 머리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씬 스틸러상’ 심우준은 ‘연쇄 사인마상’을 받은 강백호에게 “도루를 알려줄 테니 타격 좀 알려달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강백호는 “도루는 됐고 수비를 알려달라”고 화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펜스를 허물고 팬과 하나되는 시간. 망중한을 즐긴 KT는 이제 2020시즌 준비를 위해 다시 한 번 담금질에 들어간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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