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기,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신임대표의 과제

입력 2019-12-23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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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 갑작스레 떠났다. 다른 구단 대표이사들과 달리 ‘최종 결재권자’ 정도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섰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후폭풍을 무시할 수 없다.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신임대표(52)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롯데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야구단에 이석환 대표를 임명했다. 각종 요직을 거쳤고 최근에도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는 등 ‘신동빈 회장의 사람’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로써 불과 1년 전 취임한 김종인 전 대표는 구단을 떠나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올 초 취임 당시 “나는 골수 롯데 팬”을 자처하며 ‘무늬만 대표’에 그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전반기 종료 직후 이윤원 단장, 양상문 감독을 동반 퇴진시켰고, 1군 엔트리 조정에까지 손을 댔다. ‘선진 야구’와 ‘개혁’을 표방하며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 선임을 주도했다. 하지만 개혁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김 전 대표의 지원으로 성 단장이 ‘프로세스’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아직 성패를 판단하긴 이르다.

일각에서는 성 단장의 프로세스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러한 시선이 ‘기우’이기를 바라고 있다. 성 단장은 내부 조직개편부터 시설 개선, 전력 보강 등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만일 이 신임대표가 여기에 제동을 건다면 ‘원년팀’ 롯데의 개혁 작업은 완수가 어렵다.

구단살림 전 영역에서 판을 뒤흔들었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가을부터 이어진 롯데의 변화는 ‘안 하느니만 못한’일이 된다. 한창 진행 중인 프로세스에 또 한 번 다른 색채가 투영된다면 뒤죽박죽이 된다. 창단 이래 가장 공격적인 변화를 천명한 롯데에 또 한 번의 급진적 브레이크가 걸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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