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레이더] 여자배구 샐러리 캡 20억원 인상 등 큰 변화 온다

입력 2020-01-01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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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새로운 시즌부터 V리그 여자부 샐러리 캡이 20억 원으로 급상승한다. 여자부 6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에 많은 변화를 줄 다양한 방안들을 협의했다. 1월 초 개최될 각 구단 사무국장들의 실무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겠지만 혁신적인 방안이 많다.

● 왜 여자구단들이 먼저 샐러리캡을 올리려고 하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샐러리 캡의 대폭인상이다. 2019~2020시즌 14억 원으로 묶인 샐러리 캡을 늘리고 선수들이 받는 액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2005~2006시즌 6억 원, 최소 소진율 70%, 최저연봉 2000만 원으로 시작한 여자부는 해마다 샐러리 캡이 인상돼 2010~2011시즌 10억 원을 기록했다. 2018~2019시즌에는 14억 원까지 올라갔지만 남자부에 비해 액수가 적다며 김연경이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었다.

이번에 구단들이 한꺼번에 6억 원이나 올려주겠다고 나선 이유가 있다. 다음 시즌부터 남자부는 해마다 5억 원씩 샐러리 캡을 인상하기로 했다. 여자부의 인기가 최근 더 높아진 가운데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단장들은 대부분 구단이 샐러리 캡을 다 채워 더 이상의 방법도 없다고 봤다.

이미 몇몇 구단은 샐러리 캡을 넘어선 돈도 준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뒤 이재영(흥국생명) 박정아(도로공사) 김희진(IBK기업은행) 등 많은 FA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새 샐러리 캡이 확정되면 새로 FA 계약을 맺는 선수는 샐러리 캡의 25%인 최대 5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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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고발자 제도의 효과와 문제점

단장들은 연봉계약을 투명화하기 위해 내부고발자 제도를 두기로 했다. 이미 프로농구와 프로야구에서 시행해 큰 효과를 거뒀다고 알려진 방식이다. 뒷돈거래를 한국배구연맹(KOVO)에 고발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포상금으로 10억 원을 주는 방안이다. 포상금은 불법계약을 맺은 구단이 KOVO에 벌금으로 내놓아야 하기에 결국 문제구단이 10억 원을 토해내는 셈이 된다.

효과는 확실하겠지만 불순한 의도를 가진 내부인이 자발적으로 일을 저질러놓고 나중에 이를 빌미로 구단을 협박할 빌미도 되기에 심사숙고할 필요는 있다. 단합과 동업자정신 대신 불신을 심어줄 수 있고 V리그 전체로 봤을 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점은 생각해봐야 한다.

● 바뀌는 외국인선수 관련 규정들

갈수록 문제가 노출되는 외국인선수를 적절히 통제하기 위해 연봉지급 방법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주 단위로 연봉을 지급하고 선수가 팀을 떠날 경우 추가 2주 분만 지급해 구단의 손해를 줄이기로 했다. 현재는 2달치 연봉을 줘야 한다. 이 규정을 악용한 어느 외국인선수는 최근 구단에 대놓고 자신을 잘라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들린다.

또 현재 한 구단에 2년 밖에 있지 못하면서 V리그 2년차 외국인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계약기간의 제한은 없애기로 했다. 이 경우 구단은 그 선수의 연봉을 해마다 인상해주며 계속 데리고 있어도 된다. 만일 타 구단으로 이적할 때는 V리그 1년차 외국인선수 연봉으로 되돌아가도록 해 다른 구단과의 비밀거래를 막기로 했다.

여자구단 단장들은 아시아쿼터 도입도 원하지만 남자부처럼 팬들의 거부감이 심해 이를 어떻게 설득할지는 의문이다. 2군 리그의 도입과 동시에 진행하거나 창단 팀에 우선 아시아쿼터를 줘서 새 제도의 효과를 확인한 뒤 점차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방법 등의 아이디어가 실무진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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