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 마친 ‘두목호랑이’ 이승현 “플레이오프, 포기는 없다”

입력 2020-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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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L

‘두목호랑이.’

고양 오리온의 간판 이승현(27·197㎝)의 별명이다. 고려대학교 시절 대학무대를 평정하면서 얻은 별명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승현은 데뷔 시즌(2014~2015시즌) 신인왕과 함께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하며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자연스럽게 오리온의 새로운 ‘두목’으로 자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승현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두목’답지 못했다.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출전 후유증에 따른 체력저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기대했던 경기력이 전혀 나오지 못했다.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28경기에 출전해 평균 9.4점·5.9리바운드·2.0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한 자릿수 득점은 데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두목의 힘이 빠지니 소속팀의 성적이 좋을 리 없다. 오리온은 2일 현재 9승19패로 창원 LG와 함께 공동9위에 쳐져 있다.

이승현은 “체력이 바닥난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대표팀에서 내내 30분 이상을 뛰었다. 월드컵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는데, 너무 힘들더라. 곧바로 이탈리아 전지훈련을 떠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뛰다보니 부상이 뒤따랐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57)은 이승현을 중심으로 2019~2020시즌을 준비했는데, 이승현이 흔들리니 답이 없었다. 1승이 귀한 상황에서 휴식을 줄 수도 없어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승현은 “4~5경기 쉬면 나아질 것 같았는데, 팀이 계속 지는 마당에 쉬어갈 수가 없었다. 감독님이 출전시간을 조절하는 쪽으로 방향을 제시하셨다”고 말했다.

불행 중에서도 다행스럽게도 체력이 점차 회복됐다. 1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는 15점·5리바운드와 함께 본연의 강점인 왕성한 활동력을 뽐내며 팀 승리(83-75)에 기여했다.

이승현은 “1위 팀을 잡은 것은 분명히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즌 초반 우리 팀 스스로 무너지면서 좋은 위치에 있을 기회를 놓쳤다. 다행스럽게 아직 늦지 않았다. 장기 연패를 하는 중에도 플레이오프에 대한 의지를 놓은 적은 없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겨나간다면 회복할 기회가 있다. 이번에는 그 기회를 잡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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