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난 브로커…가요계도 대혼란

입력 2020-01-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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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요계 음원 사재기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사진출처|SBS 방송 캡처

■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음원사재기 고발… 재점화된 의혹들, 거센 후폭풍 예고

타이거 JK 등 제안 받은 사실 공개
브로커들 사재기 방식도 직접 폭로
바이럴 마케팅도 또다른 논란 소지
방송에 이름 거론된 소속사·가수들
“명예훼손 심각” 제작진 사과 요구

지난해 말 새삼 제기된 음원 사재기 의혹의 여파가 새해 가요계에 후폭풍을 거세게 몰고 왔다. 4일 밤 방송한 SBS 탐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음원 사재기 현실을 고발하면서 의혹이 재점화한 가운데 관련 의혹을 받는 가수들이 잇따라 이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조작된 세계, 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 편에서 가수들과 연예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음원 사재기 의혹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떻게 이뤄지는지,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들이 누군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방송에서 익명의 관계자들은 특정 음원이 별다른 계기 없이 음원사이트 순위에 오른 사례와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일부 가수들이 콘서트를 열면 공연장 객석이 텅텅 비는 경우 등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출처|SBS 방송 캡처


실제로 타이거JK,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말보 등 가수들은 직접 ‘브로커’들에게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은 사실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들은 단순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고 음원 사재기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가수 및 연예기획사와 홍보대행업체를 연결해주는 브로커가 인터뷰를 통해 사재기 방식을 직접 폭로해 충격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앞서 지난해 말 가수 박경은 가요계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며 동료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에 해당 가수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듭 반박했다. 하지만 방송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언급했다면서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며 ‘우리 목표는 차트 30위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밴드 술탄 오브 더디스코의 주장을 소개했다.

사진출처|SBS 방송 캡처


이에 박경이 실명을 언급한 가수 가운데 남성 듀오 바이브 측은 5일 “각종 의혹을 해명한 내용이나 방송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전면으로 뒤집을 수 있는 자료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마치 우리가 음원 사재기를 진행했다는 오해를 할 수 있게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또 방송 과정에서그룹 뉴이스트의 유닛 뉴이스트W의 이름과 노래가 노출되기도 했다. 이에 소속사 플레디스 측은 이날 “마치 소속 가수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연관지은 것에 깊은 유감”이라며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어떤 불법과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 씻을 수 없는 명예훼손과 억측, 소문 등이 확산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제작진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가요제작자 단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 의혹은 실체는 없고 정황만 있는 상태”라면서 “의혹의 실체는 꼭 밝혀져야 하지만 좀 더 명확한 근거를 찾기 위한 가요계 안팎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원사이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환경을 바꿔가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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