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메이저나인 “사재기 타산 안 맞아” 해명…페북 만물설은 글쎄 (종합)

입력 2020-01-07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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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이 3시간 동안의 설명회를 통해 항간의 음원 사재기 의혹을 해명했다. 이들은 음원 사재기를 하지 않은 이유 등을 설명하고 그간의 일부 성과가 페이스북 마케팅이라는 정당한 방법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메이저나인 사옥에서는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점화 된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메이저나인은 먼저 바이브를 비롯한 다수의 아티스트들을 사재기 의혹에 중심에 서게 한 박경을 언급했다. 박경은 지난해 11월 24일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바이브 측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부인했으며 박경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메이저나인은 박경을 허위사실유포자라며 “의혹만 제시하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잘못하지 않았다는 근거까지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 (음원 사재기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아티스트에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들은 박경이 글을 썼을 당시 멜론 차트를 보여주며 “대형 기획사나 아이돌들은 건드리지 못하고 만만한 바이브나 송하예, 임재현 등만 거론했다. 이게 어떤 근거를 가지고 용기를 내 쓴 글로 보이느냐. 자기 기준에 만만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가수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메이저나인은 자신들의 회계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급 수수료, 광고비 등 곡당 집행된 비용이 대략 2억 정도의 제작비가 든다. 그 중에 바이럴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된 비용은 2천만원 정도다.

이어 이들은 우디의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월간 매출을 공개했다. 메이저나인은 “이 노래를 비롯해 ‘술이 문제야’ 등 한달 내내 음원 차트 1등을 해도 얻는 수익은 2억 3천만원 가량”이라며 “벤의 ‘180도’는 수익이 2억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음원 사재기에 드는 비용이 2억에서 3억이라고 하지 않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메이저나인은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공 사례 및 실패 사례를 공개했다. 음원 차트 역주행을 한 후 기세를 타기 위해 발매한 곡들이 실패한 사례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메이저나인이 지난해 발표한 24곡 중 성공한 곡은 8곡, 본전을 친 곡이 2곡, 실패한 곡은 12곡이다. 음원 사재기를 했다면 나올 수 없는 성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나인의 성공 사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들은 페이스북 마케팅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30대 이상을 주요 고객으로 보지 않고 10대~20대 초반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페이스북 마케팅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멜론의 데일리 이용자 수를 근거로 제시했다. 남진의 ‘님과 함께’부터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김범수의 ‘보고 싶다’에 이르기까지 멜론에 공개된 대부분의 곡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연령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가 페이스북이라는 것.

메이저나인은 “우리는 한정된 계층만 타깃으로 잡아 마케팅을 했다. 그렇게 되면 자연도달을 통해 많은 노출이 발생하고 이 트래픽이 음원 플랫폼으로 유도가 가능하다. 물론 대중이 그 곡을 선택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바이브의 ‘슬픈가요’, ‘Not a love’의 사례를 들었다. 페이스북 마케팅으로 도달률과 조회수는 높았지만 대중에게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페이스북 마케팅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가수들과 기획사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이 아니다. 또한 ‘sponsored’라는 문구가 표시돼 광고임을 알 수 있다”며 불법행위가 아님을 강조했다. 여기에 대형 기획사 걸그룹, 보이그룹, 솔로 가수 등도 페이스북 마케팅을 집행 중임을 설명했다.

메이저나인은 “대형 기획사 아이돌 뿐 만 아니라 박경의 소속사도 페이스북 마케팅을 한다. 그들이 하면 마케팅이고 우리나 다른 중소 기획사들이 하면 사재기라는 말이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나인은 “팬덤이 강한 아이돌을 어떻게 이기느냐”는 의혹에 대해 “아이돌에게 불리한 차트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벽 차트를 폐지하고 동일 패턴의 반복 재생시 아이디 차단, 벌크 계정 등의 정기적 삭제 등이 아이돌 팬덤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이저나인이 주 타깃층으로 삼은 연령대에서 댄스나 힙합이 아닌 발라드가 더욱 신선한 장르로 다가온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나인은 “만약 멜론에서 1위를 하려면 일간 이용자 90만이 한 노래를 들어야 한다. 해킹으로 어떻게 90만명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겠느냐”며 “멜론에서 음원 사재기를 방치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메이저나인은 “아이돌 같은 팬덤이 없는 아티스트가 1위를 하면 사재기라고 마녀사냥을 한다. 여기에 유관기관은 진상조사에 적극적이지도 않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선의의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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