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한위·김광규 등 2년 넘게 출연료 못받았다

입력 2020-01-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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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방영한 KBS W 드라마 ‘당찬 우리 동네’의 김광규(왼쪽)와 이한위 등이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동아닷컴DB

■ 2018년 케이블채널 KBS W 드라마 ‘당찬 우리 동네’ 출연료 1억여원 미지급

출연료로 부족한 제작비 전용 빈발
외주제작사 정산 시스템 자체가 문제
10부작 축소 종영, 금액도 분쟁 소지
선택받는 입장선 문제제기조차 못해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또 빚어졌다. 잊을 만하면 드러나는 관련 문제에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1월 케이블채널 KBS W가 방영한 드라마 ‘당찬 우리 동네’의 이한위·김광규·이응경 등 일부 출연자들이 2년여 가까이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7일 드러났다. 미지급 액수는 1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찬 우리 동네’는 한 가족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은 드라마다. 총 16∼20부작으로 기획됐으나 10부작으로 종영했다. 제작자 겸 연출자인 이모씨는 연기자들에게 “곧 정산하겠다”며 몇 차례 일정을 미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씨는 7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출연료 미지급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약 30%가량은 지급된 상태다. 나머지도 꼭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부 축소 방영에 따른 출연료의 규모가 바뀔 수도 있어 분쟁의 소지도 있다.

방송가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기자 송하윤과 성훈이 각각 2018년 10월 드라맥스·MBN ‘마성의 기쁨’과 같은 해 11월 웹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의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작년 1월 밝혀졌다. 2016년 KBS 2TV ‘마스터-국수의 신’에 출연한 연기자 정유미 등도 관련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잇따르는 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방송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 가운데 방송사가 외주제작사가 출연료를 정산하도록 하는 시스템의 문제점이 가장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작사가 캐스팅 비용과 출연료를 포함한 일부 제작비를 방송사로부터 미리 받아 이를 연기자에게 지급하도록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제작사가 연기자들의 출연료를 부족한 제작비 등에 전용하면서 피해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또 출연료 미지급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할 수 있지만 그 처리과정은 강제성이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사기죄 고소 등을 비롯한 법적 대응도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연기자들이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출연료를 포기한다”는 연기자도 다수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곤 대외협력국장은 “방송사나 제작사의 선택을 받는 입장인 연기자들이 직접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폐쇄적인 분위기도 피해가 반복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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