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정대현 “‘그리스’하며 연기에 재미…뮤지컬은 종합선물세트”

입력 2020-01-09 11: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라이언하트

사진제공=라이언하트

[DA:인터뷰] 정대현 “‘그리스’하며 연기에 재미…뮤지컬은 종합선물세트”

내가 알던 가수 정대현이 맞나. 2년 전, 뮤지컬 ‘나폴레옹’ 인터뷰에서 초조함을 보였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 때를 이야기 하니 정대현도 기억이 났는지 “‘나폴레옹’은 첫 뮤지컬이어서 너무 긴장을 했다. 그때는 뮤지컬을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적이 있기도 했다”라고 지금에서야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현재 정대현은 2월 2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그리스’에서 ‘대니’ 역을 맡고 있다. 10대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열정을 그리는 작품이기 때문이 그는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해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했던 작품들과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나폴레옹’(2017)이나 ‘올슉업’(2017~2018)을 했을 때는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을 해야 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 ‘그리스’는 좀 달랐어요. 연습이나 만드는 과정이 익숙해지기도 해서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고요.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아, 이젠 내가 여기서 버틸 수 있겠다’, ‘힘든 것도 이겨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또래 배우들이 많다 보니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편해지니 이제는 배우로서 느끼는 재미가 쏠쏠해지고 제작과정이나 공연 시스템에 관심이 가기 시작해졌다고. 모든 것을 즐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대현은 특히 ‘그리스’를 통해 ‘연기’에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동료들이 보여주는 연기를 보며 배우고 있다. 있는 그대로 흡수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열심히 공부 중인데 배움이 느린 편은 아닌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처음에는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게 두려움이었어요. 그런데 하나씩 제 것으로 만들기 시작하며 ‘어, 이거 재미있는 거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제 선생님들은 저랑 같이 무대에 서는 배우들인 것 같아요. 마치 다이빙을 하듯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저 역시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과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커지는 것 같아요.”

이토록 정대현에게 ‘배움의 장’을 펼쳐준 ‘그리스’는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조금씩 쌓아둔 자신감과 연기에 재미를 붙인 결과, 뮤지컬로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 이렇게 세 가지의 조합이 내겐 너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라며 “이 부분이 날 뮤지컬의 세계로 이끈 것 같다.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뮤지컬은 제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가수나 뮤지컬 배우나 ‘무대’라는 공간에 서는 것은 똑같은데 느낌은 전혀 달라요. 콘서트는 팬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면 뮤지컬은 배우와 배우, 배우와 관객의 호흡도 중요하고요. 그리고 공연마다 제가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게 흥미로운 것 같아요.”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새로운 관심사에 정대현은 하고 싶은 것들도 생겨났다. ‘나폴레옹’을 했을 당시에는 마이클리나 한지상 등이 했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영상을 보며 언젠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제는 그 영역을 넓혀 연극에도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장 서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기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그 쪽으로 돌아갔을 뿐이에요. 천천히 배우면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소극장 규모의 연극으로 관객들과 가깝게 호흡을 나눠보고 싶기도 합니다. 계속 시도해야 시각도 달라지고 또 다른 분야에 도전을 하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당분간 정대현은 ‘그리스’ 마지막 날까지 공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그룹활동을 했기 때문에 공연만 집중을 할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며 “그리고 내가 ‘그리스’ 공연 마지막 날에 서는 배우가 됐다. 말로만 듣던 마지막 공연에 설 수 있게 돼서 뿌듯하면서도 아쉽다”라고 전했다.

신년계획을 물어보니 정대현은 “꾸준하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목표가 뚜렷했다면 연차가 쌓이다보니 꾸준히 이 수순을 밟으면서 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식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느슨해지고 싶지 않고요.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