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 교사 성장기”, ‘블랙독’ 서현진 각성 모먼트 넷

입력 2020-01-10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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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짠단짠’ 교사 성장기”, ‘블랙독’ 서현진 각성 모먼트 넷

새내기 교사 서현진의 성장은 계속된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극본 박주연, 연출 황준혁)이 학교의 현실을 사실적이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새내기 교사에서 어엿한 진학부의 일원으로 성장해가는 고하늘(서현진 분)의 모습은 뜨거운 공감과 응원을 자아냈다. 특수한 ‘룰’을 가진 사립고에서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터득해 나가며 묵묵히 직진하는 고하늘. 신입 기간제 교사이지만 누구보다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은 학교의 작은 부분들을 변화시켜 나갔다. 팍팍한 현실의 벽과 부딪히며 좌절하기보다는 ‘학생’들을 생각하며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고하늘. 이에 제작진은 고하늘 각성 포인트를 짚었다.


● ‘ONLY 학생’ 가장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 학교를 변화시킨 고하늘의 소신

학교 역시 사회의 축소판 같은 조직사회다. 각기 다른 가치관이 부딪히고,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보이지 않는 서열도 존재한다. ‘기간제 교사’라는 꼬리표를 단 고하늘이 살얼음판 같은 사립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막무가내 교과 파트너 김이분(조선주 분)과의 힘겨루기에서도 고하늘은 그저 약자였다. 그 속에서 고하늘이 떠올린 비책은 바로 ‘지는 싸움’이었다. 불합리하지만,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계속한다면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 김이분을 돕는 고하늘에게 주변 선생님들은 ‘유용한 호구가 되기로 한 것’이냐며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지만, 그는 “우선순위가 먼지 생각해 봤을 뿐입니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말했다. 그 방법은 작은 변화로 이어졌다. 신뢰를 쌓아가며 김이분을 확실한 자신의 편으로 만든 고하늘. 부당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며 꿋꿋이 견뎌낸 그의 진심과 결단력이 빛난 순간이자, 그의 성장기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 어쩌면 나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동료 기간제 교사의 아픔. 정교사를 결심하다!

진학부의 일원으로 녹아들기 시작한 고하늘에게 동료 기간제 교사와의 이별은 충격이었다. ‘언제가 떠날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고하늘. 그런 그에게 동료 기간제 교사 송지선(권소현 분)의 부재는 큰 결심을 하게 했다. 한 정교사의 이른 복귀, 기간제 교사의 계약 기간 조정으로 한바탕 학교가 시끄러웠던 상황. 학생들에게 기간제 교사임을 들켜버린 송지선은 그날로 학교를 떠났고, 그를 대신해 살아남은 고하늘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동료 교사들의 냉랭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송지선의 몫까지 더해 기필코 정교사가 되겠다는 굳은 다짐은 간절했기에 더 안쓰러웠다. 그리고 고하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심화반 동아리 담당교사를 제안받은 것. 정교사가 되려면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김이분의 조언에 고하늘은 “이제부턴 저부터 생각하려고요”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로 각성한 고하늘에 시청자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 누군가는 말해야 할 불편한 진실, ‘학생’을 위한 고하늘의 소신 발언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고하늘은 소신을 잃지 않았다. 입학사정관으로부터 학생보다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하늘은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그 답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사교육 선행학습’에 있었다. 선생님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고하늘은 심화반 동아리가 생기기 전 ‘불편한 진실’을 알렸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선 진학부의 모습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뿐만 아니라, 중간고사에 특정 학생들을 위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고하늘은 출제 선생님을 찾아가 수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학교의 현실은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말이야. 일단 날뛰는 신입을 보면 성가시다고 생각한다’는 삼촌 문수호(정해균 분)의 만류는 그를 더 아프게 했다. 고하늘 역시 힘들고 흔들렸지만, ‘학생’들을 위해 다시 소신의 목소리를 냈다. 사소한 문제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은 깊은 울림을 안겼다.


●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진정한 교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고하늘의 성찰은 ‘진정한 교사’란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학생들이 이의제기한 ‘바나나 문제’를 놓고 국어과 선생님 간의 양보 없는 설전이 이어졌다. 선생님들은 출제 오류를 시인하면 신뢰를 잃어 수업에도 후폭풍이 크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고하늘은 이의제기를 한 학생들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집중했다. 그들이 말하는 수능 기출문제는 물론, 외부 전문가를 만나 바나나가 고유명사가 아니라는 전제 조건이 없다면, 정답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즉, 시험문제가 정교하지 못했다는 것. 자신의 실수가 있었음을 깨달은 고하늘은 용기를 내 “선생님이 틀렸습니다”라 사과했고, 학생들은 “그럴 수도 있죠”라며 웃으며 받아들였다. 완벽하지 않지만, 언제나 학생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고하늘의 모습은 뭉클함을 전했다. 새내기 교사의 눈을 통해 짚어낸 메시지는 가장 평범하지만 중요한 가치, 진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도. 매 순간 참스승이 되고자 노력 중인 고하늘의 행보를 더욱 응원하게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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