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폴 부치에리 히스토리채널 회장 “한국 콘텐츠, 늘 새롭고 놀라워”

입력 2020-01-13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에이앤이 네트웍스 폴 부치에리 회장. 사진제공|에이앤이네트웍스

“한국 콘텐츠는 언제나 새로움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2017년 히스토리채널과 라이프타임 채널을 한국에 상륙시킨 미디어 회사 에이앤이네트웍스의 폴 부치에리 본사 회장의 말이다.

최근 내한한 폴 부치에리 회장은 에이앤이네트웍스가 한국 진출 3년여 만에 거둔 성과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에이앤이네트웍스는 한국을 비롯해 200여개국에 진출해있다.

폴 부치에리 회장은 2015년 에이앤이네트웍스에 합류해 인기 드라마 ‘바이킹스’ ‘오크섬의 저주’ 등을 내놨다. 2017년 에미상 특별상을 수상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리아 레미니:사이언톨로지 그 이후’의 제작 총괄을 맡기도 했다. 2018년 7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끄는 히스토리채널 라이프타임은 유튜브에서 특히 인기를 끈 ‘뇌피셜’과 ‘하프 홀리데이’ ‘파자마 프렌즈’ ‘밝히는 연애코치’ 등을 각각 내놓으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근에는 JTBC와 콘텐츠 협약을 맺고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주인공으로 한 ‘양식의 양식’을 내놨다.

부치에리 회장은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시청자를 확보한 힘으로 “디지털 플랫폼 등을 이용해 제작한 완성도 높은 예능프로그램”을 들었다.

그 중에서도 “각종 OTT(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플랫폼과 스카이드라마 등 다른 방송사와 협업”도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시장의 구조에 적응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았다.

에이앤이 네트웍스 폴 부치에리 회장. 사진제공|에이앤이네트웍스


국내에 히스토리채널의 이름을 알린 일등공신인 ‘뇌피셜’은 부치에리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겠다”며 눈여겨본 프로그램이다. 2018년 처음 선보인 뒤 가수 김종민이 ‘외계인은 정말 있는가?’ ‘귀신이 있을까 없을까?’ 등 엉뚱한 주제로 게스트와 벌이는 입씨름을 담았다.

실제로 프로그램은 라이프타임이 작년 6월 내놓은 ‘아이돌 런치박스’ 등과 함께 일본에서 리메이크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부치에리 회장에게 한국 콘텐츠 시장은 “아시아 전체의 트렌드”를 가늠하는 ‘시험 무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한국 프로그램들은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그 사례로 미국 폭스 채널이 MBC ‘복면가왕’을 리메이크해 작년 9월 시즌2를 내놓은 ‘더 마스크 싱어’를 들었다.

그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에이앤이네트웍스는 어떻게 ‘글로벌 포맷’ 제작 노하우를 쌓아왔을까.

부치에리 회장은 “유연성”을 첫 번째 가치로 꼽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그대로 ‘복제’하면 다른 나라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화권에 맞는 변화와 반전을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수 박준형과 데프콘이 출연하는 ‘트레저헌터’. 사진제공|에이앤이네트웍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14일 시작해 최근 방영 중인 ‘트레저헌터’다. 가수 박준형과 데프콘이 주인공으로 나선 프로그램은 미국 히스토리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인 ‘전당포 사나이들’과 ‘경매하는 녀석들’을 리메이크했다.

부치에리 회장은 “올해 새로운 목표 중 하나가 ‘TV시장 속 변화’”라며 “미국 프로그램을 철저히 ‘한국화’해 내놓았다. 이런 실험이 빠른 시일 안에 목표를 이루게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드라마 시장에도 뛰어든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유명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를 제작해 올해 가을에 내놓을 예정이다. 작년 김남길, 이하늬 등을 주연으로 해 인기를 끈 SBS ‘열혈사제’의 이명우 PD가 연출을 맡는다.

부치에리 회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영 플랫폼에 맞출 수 있는 제작 능력을 키우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우리의 상상력만이 우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세계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