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문회 감독(왼쪽)-LG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KBO리그 10개 구단의 2020시즌은 2월 스프링캠프부터 본격화된다. 그에 앞서 프리에이전트(FA) 및 외국인선수 계약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스토브리그’로 표현되는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여력이 있는 팀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꼭 필요한 전력요소를 덧붙이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2019~2020 스토브리그에선 단연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중간성적을 매기자면 ‘A 학점’을 줄 만하다. LG 트윈스 역시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SK 와이번스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알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측면에선 후한 점수를 받아도 무방하다.
● 적극적 보강 돋보이는 롯데
롯데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직후부터 스토브리그를 주도하고 있다. 최하위에 그친 성적을 만회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가 읽힌다. 11월 21일 한화 이글스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해 안방보강에 나선 것이 출발점이다. 한화에서 백업 포수로 활약했던 지성준의 가세가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올지는 미지수지만,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이탈 이후 포수전력이 크게 약화된 롯데로선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해가 바뀌자 롯데는 FA 시장에서도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KIA 타이거즈의 간판스타였던 2루수 안치홍을 붙잡았다. 고질 같았던 내야진 정비에 절묘한 한 수로 작용할 만하다. 안치홍과 계약한 이틀 뒤인 8일에는 내부 FA 전준우를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팀 타선을 이끌었던 전준우와 원만하게 계약을 마무리한 점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안치홍 영입과 전준우 잔류를 통해 내야와 공격력 동반보강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 외국인 원투펀치 보존한 LG
LG도 착실하게 겨울을 나고 있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와의 재계약이 가장 인상적이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씩을 챙긴 윌슨-켈리 듀오의 잔류로 LG는 새 시즌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선발진 구축의 토대를 확보했다. 다소간의 잡음은 있었지만 유격수 오지환을 비롯한 내부 FA 3명 전원을 주저앉힌 대목도 긍정적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한 베테랑 2루수 정근우의 가세 역시 반갑다. 남은 외국인타자 1명만 성공적으로 보강한다면 충분히 2020시즌 대권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3강 두산-키움-SK가 상대적으로 썰렁한 겨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 반전이 필요한 KIA-SK
롯데, LG와 달리 KIA는 안치홍의 이탈과 키스톤 콤비의 해체라는 커다란 낭패를 봤다. 전력보강 요소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터라 더욱 충격적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이 KBO리그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수의 주춧돌이 빠져나간 만큼 초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SK도 지난해 1~3선발의 동반이탈 속에 취약한 내야에 대한 보강마저 시도하지 않아 새 시즌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김광현의 미국행(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이 아쉽다.
외국인투수 진용과 달리 토종 에이스의 이탈은 사실상 ‘대체불가’에 가깝기 때문이다. 1루수 제이미 로맥, 3루수 최정이 버틴 양 코너 내야와 달리 2루수-유격수의 중앙 내야가 허약한 아킬레스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은 사실 또한 의구심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