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 첫 아카데미 후보

입력 2020-01-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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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를 뒤흔들어 놓았다. ‘기생충’이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가운데 앞서 이날 오전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한 봉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봉준호 감독 한국영화 새 역사 썼다…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미술·편집상 ‘6개 부문’

아카데미 도전 58년만에 주요부문 후보
“아시아영화 지형도 바꾼 획기적인 사건”
2월10일 어떤 결과 나올지 전세계 주목
‘부재의 기억’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 쾌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사를 새로 썼다. 한국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영화사 100년을 맞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함께 역사의 페이지를 새롭게 열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되짚는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13일 밤 10시18분(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 생중계를 통해 24개 부문 후보를 발표한 가운데 ‘기생충’이 주요 부문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각본상, 국제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아카데미상 도전에 나선 지 58년 만에 처음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동시에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기생충’에 대한 후보 지명은 사실 일찌감치 예견돼 왔지만 6개 부문 진출은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후보 지명은 한국영화 뿐 아니라 아시아영화의 지형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한국영화가 소수 인종·전문가 중심의 아트영화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계층과 세대가 소구하는 글로벌 대중미디어로 진입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을 열었다”고 의미를 분석했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영화 ‘기생충’. 사진출처|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 유튜브 화면 캡처


실제로 ‘기생충’은 지난해 10월11일 북미 개봉 이후 현지 평단과 언론의 호평 세례를 받아왔다.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시작으로 LA비평가협회 작품상·감독상에 이어 6일에는 한국영화 최초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는 성과를 거뒀다. 13일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크리틱스초이스어워드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노아 바우바흐, 마틴 스코세이지까지 내가 사랑하는 감독들과 후보에 함께 올라 더 기쁘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기생충’이 2월10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몇 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할지 여부로 쏠린다. 최근 아카데미상이 시도하는 변화가 ‘기생충’ 수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어 기대감을 더한다. 아카데미상은 미국 주류인 와스프(앵글로 색슨계 백인)와 유대인 중심에서 차츰 탈피해 다인종·다문화의 이슈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비영어권 영화인 ‘로마’에 감독상을, 2017년 출연진 모두 흑인으로 이뤄진 ‘문라이트’에 작품상을 수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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