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정치적 영화 NO”…‘남산의 부장들’ 냉정하게 담은 ‘그 사건’ (종합)

입력 2020-01-15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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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지만, 연출은 차가웠다. 설 개봉작 ‘남산의 부장들’이 베일을 벗었다.

1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언론시사후 기자간담회에는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 이성민 이희준 곽도원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매 영화마다 시대를 반영하는 디테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우민호 감독은 이번에는 원작 ‘남산의 부장들’을 영화화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내부자들’에 이어 ‘남산의 부장들’까지 다시 한번 원작과 만나 이뤄낼 시너지가 영화를 기대하는 포인트로 손꼽히고 있다.

우민호 감독은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하여 출판된 책이다. 중앙정보부의 내용이 방대하지만 핵심적인 것들이 서술하고 있다. 영화로 모두 담기에는 방대해서 40일의 순간만을 영화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자가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셨다. 원작자께서 내가 사진첩을 만들었다면 영화는 풍경화를 그렸다고 말씀하셨다”라며 “이 사건을 취재하신 동아일보 기자 분의 취재 정신이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들뜨지 않고 원작의 정신과 태도를 유지하려고 찍었다”라고 덧붙였따.

정치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객들에 대해서 “정치적인 성격과 색깔을 띄지 않고 있다. 인물들에 대한 공과 과는 넣지 않았다.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묘사를 따라가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판단은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이 하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내부자들’에 이어 우민호 감독과 손을 잡은 이병헌은 김규평 역을 맡았다. 박통(이성민)의 곁은 지키며 권력자의 2인자 역할을 해내면서 마음 속에서는 박통의 행보를 우려하는 인물을 열연한 이병헌은 또 다시 한 번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병헌은 “이번 영화를 통해 실제 사건과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더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감독님이 미리 준비해오신 자료와 증언들, 그리고 내가 따로 준비한 것을 비롯해 시나리오에 온전히 기댈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정 역시 왜곡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조심스러웠다.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전작 ‘내부자들’ 이후 다시 한 번 만난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은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두 번째 작품이라 편하게 했다. ‘내부자들’에서 치열하게 선배님과 같이 했다면 이번엔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누며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에게서 ‘내부자들’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이 나와 무척 행복했다”라고 만들었다.

이병헌 역시 우민호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굉장히 열이 많은 분이다. ‘내부자들’ 때 보면 기쁨과 화남과 기분 좋음을 참지 못하는 분인데 이번에는 차분하셨다. 제작 중간에 ‘마약왕’이 개봉했는데 잘 안 돼서 그런지 굉장히 차분하셨다. 성격이 많이 바뀌셨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은 외형적인 변화를 줘 관객들을 깜짝 줄 예정이다. 이성민은 “기존 영화와 드라마만 봐도 제 역할을 많은 선배님들이 하셨다. 그래서 조금 부담이 있었다. 그냥 하기에는 뭐해서 분장팀, 미용팀, 미술팀과 함께 비슷하게 묘사를 해보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의상까지 당시 그 분의 옷을 제작하셨던 분을 찾아가 스타일에 맞게 옷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역할을 하면서 세 명의 부장들과 밀당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그런 것으로 인한 부자들의 내면 변주에 신경을 썼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경호실장이자 각하를 국가로 여기는 신념에 찬 곽상천 역을 맡은 이희준은 역을 위해 살을 찌우기도 했다. 이희준은 “감독님께서 처음에는 그냥 연기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살을 찌우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감독님께서 ‘사실 스스로 살을 찌울 거 같아서 말을 안 한 것’이라고 하시더라. 실컷 먹고 운동하면서 찌웠다. 죄책감 없이 먹고 찍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약왕’ 마지막 촬영 때 ‘남산의 부장들’ 제안을 주셨다. 그 동안 내가 제안 받았던 역과 달라서 흥분됐다”라고 말했다.

김규평 이전 2인자인 박용각 역을 맡은 곽도원은 “내면적인 갈등이 마음에 들었다.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가 없어졌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연기했다. 준비를 많이 하며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우리 현대사에 큰 사건이고 거기 안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과 일맥상통할 지점이 있다. 그런 지점들을 폭넓게 보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먼 역사가 아니라 그 사건이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부모님, 친구, 자녀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며 “이 작품은 여기까지다. 시네마는 여기서 끝나지만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관객들이 찾아보고 완성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22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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