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터뷰] ‘4년 재계약’ 이용, “전북에서 마지막을…. 카타르WC 예선까진 기여하고파”

입력 2020-01-1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근 전북과 4년 계약연장에 합의한 베테랑 풀백 이용은 스페인 마르베야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부상 없이 많은 어시스트로 팀의 K리그1과 아시아 제패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다들 같은 마음이죠. 어렵지만 올해도 2관왕 이상에 도전할 겁니다.”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의 베테랑 풀백 이용(34)의 든든한 각오다. 그는 최근 전북과 4년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나이로 볼 때 사실상 마지막 계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연말 계약이 만료됐지만 다른 팀으로 향하는 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전북에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 인간으로서 또 선수로서 발전도 했다. 팀의 배려도 많이 받았다. 선수 커리어 마지막은 전북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스페인 마르베야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다.

울산 현대의 오른쪽 측면을 지키다 2017년 전북에 안착,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는 이용의 바람은 두 가지다. 부상 없는 시즌, 그리고 전북의 K리그1·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통합 챔피언 등극. “목표는 뚜렷해야 한다. 힘겨울수록 도전이 빛나는 법이다. 모든 것들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늦은 출발, 그래서 더 오래 뛰고 싶다

이용은 출발이 늦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대학(중앙대) 입학이 남들보다 늦었고, 다른 선수들과 달리 대학도 4년을 꽉 채웠다. 중도 포기도 생각했다. 1년 후배들과 함께 들어간 학교에서 “일반 학생인 줄 알았다”고 의아해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고교 축구부와 연습경기에선 부족한 실력에 좌절감도 느꼈다. “1년 만 더 해보자”라고 붙잡은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다른 길을 걸고 있을지 모른다.

대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프로 입단을 준비하던 3학년에는 근육 부상이 찾아왔다. 5개월의 휴식. 자연스레 프로 진입이 미뤄졌다. 그래도 늘 불운했던 건 아니다. 2010년 졸업한 그를 김호곤 감독(수원FC 단장)이 이끈 울산이 놓치지 않았다.

실력은 뒤지지 않았다. 입단 시즌 25경기(3도움)를 뛰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시즌에는 첫 트로피가 찾아왔다. 울산은 A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시즌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이)동국이 형을 보며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비해 프로 연차는 길지 않다. 4년을 더 뛰면 좀더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않겠나?”

쿠니모토, 이용, 김보경(왼쪽부터). 사진제공 | 전북 현대

●혹독한 부상 시련, 고통이 단련시켰다

전북에서의 출발도 경쾌하지 않았다. 부상이 또 덮쳤다. 잔디 대신 치료실에 누워있던 시간이 더 길었다.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은 안절부절 못하는 그를 볼 때마다 “신경 쓰지 말라. 완전히 회복되면 혹독히 굴려주겠다”는 농담으로 제자를 안심시켰다.

8경기 출전으로 전북에서의 첫 여정을 마친 그는 2018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32경기에서 도움 9개로 정점을 찍었다. 웃음은 길지 못했다. 지난해(20경기·3도움)에는 시즌 출발을 부상과 함께 했고, 후반기에도 여기저기 부상을 달고 살았다.

다행히 올해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다. 풀 시즌을 제대로 뛰며 꾸준히 보탬이 되고 싶다. “어시스트를 더 많이 하고 싶다. 크로스도 좋지만 동료와 호흡을 맞춘 패스로 최대한 많은 도움을 올리려 한다.”

국가대표로의 각오도 뚜렷하다. 2014년 브라질과 2018년 러시아까지 두 차례 월드컵을 통한 노하우 전수다. “2022년 카타르 본선은 생각하지 않는다. 단, 월드컵 예선까진 최대한 역할을 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가능할 것도 같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