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효준-한화 김태균-롯데 손승락-두산 오재원-키움 오주원(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BO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최근 수년간 ‘오버페이’ 논란에 휩싸여왔다. 매년 겨울이면 ‘돈벼락을 맞았다’는 표현이 적절한 FA 부자들이 다수 탄생하고, 시장 규모 또한 500억 원을 훌쩍 넘기면서 어느새 위화감까지 싹텄다.
올 겨울은 다르다. 슈퍼 FA가 사실상 전무했던 데다, 팽창일로를 걷던 KBO리그의 흥행에도 빨간 등이 켜진 탓인지 FA 계약액이 크게 줄었다. 18일 포수 김태군이 원 소속팀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3억 원에 계약하면서 2020년 FA 19명 중 미계약자는 5명만 남게 됐다. FA 계약을 마친 14명의 몸값 총액은 347억 원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2+2년 총액 56억 원에 계약한 안치홍이 2시즌 뒤 ‘옵트 아웃’을 통해 2년 26억 원만 수령할 경우에는 317억 원이다.
국내 FA 시장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500억 원 이상, 6년 연속 400억 원 이상을 찍으며 활황세를 보였다. 2014년 523억5000만 원(계약자 15명)→2015년 720억6000만 원(20명)→2016년 766억2000만 원(21명)→2017년 703억 원(14명)→2018년 631억5000만 원(19명)→2019년 490억 원(14명)이다. 이 기간 중 홀로 100억 원 이상의 초대형 FA 계약을 따낸 선수도 5명에 이른다.
2020년에는 아직 5명이 도장을 찍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로선 11명 합계 242억6000만 원을 기록한 2013년 이후 최소액이 확정적이다. 여전히 시장에 대기 중인 투수 고효준, 손승락, 오주원과 내야수 김태균, 오재원의 계약액이 관건이지만 400억 원을 넘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시장의 문의 닫히기 직전이라 이들 미계약자 5명이 원하는 계약조건에 사인하기도 현실적으로는 버거운 형편이다). 400억 원 돌파 여부를 떠나 거품이 다소나마 가라앉은 듯한 2020년 FA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