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김학범 감독 “이강인-백승호도 자리 보장 못 해, 일본보다 위에 있고 싶다”

입력 2020-01-30 1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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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한국 U-23 남자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김학범 감독은 30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AFC U-23 챔피언십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모두 달성해냈다.

이날 김학범 감독은 “프로팀 관계자들, 감독님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훈련 일정, 선수 차출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적극적인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선수들을 소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회에서 가장 큰 고비를 묻는 질문에는 “매 경기를 마지막 경기처럼 임했지만 그래도 호주와의 4강전이 제일 고비였던 것 같다. 편하게 결승전을 치를지, 아니면 피 말리는 3, 4위전을 해야 할 지가 관건이었다. 부담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승이라는 건 좋은 것이다. 감독으로서 영광이고 행복이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 우승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23세 이하 대표팀은 연령 특성상 국가대표팀에 올라가기 위한 바로 아래 단계다. 이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대회 우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회에서 폭 넓은 로테이션을 활용한 것에 대해 그는 “2018년 아시안게임 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 한 로테이션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회에 들어가기 전 태국에서 3주간 전지훈련을 진행했는데 고온다습한 날씨를 극복하려면 선수들을 최대한 가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로테이션만 돌린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믿음이 있어야 하고,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가능한 선수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코칭스태프에서도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누가 나가도 그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훈련과정에서 로테이션을 전술적으로 준비했다. 어차피 상대에게 전력이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기에 로테이션을 준비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학범 감독은 “그리고 모든 경기에서 문제점은 있었다. 완벽하게 문제점 없이 모든 경기를 칠 수는 없다. 어느 팀과 만나든 힘들다.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건 스피드였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야겠다고 느꼈다.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빨라야 한다. 속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본선에서도 더블 스쿼드를 가동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매 대회 때마다 준비하는 게 다르다. 이번 올림픽은 엔트리 등 다른 변수들이 있기에 그걸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지는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 어떤 선수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정해진 건 없다. 올림픽이 열릴 때의 날씨도 고온다습한 때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 구상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것이다.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곤란하다. 진짜 팀에 필요한 선수, 쓸 수 있는 선수로 갈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메달 가능성에 대해 김학범 감독은 “감독은 어떤 대회에 나가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그리 얘기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서로를 믿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올림픽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특히 올림픽이 일본에서 열리는데, 사실상 한국의 홈 이점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 차출이 무산된 이강인, 백승호의 본선 합류 가능성에 대해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는 팀에서도 굉장히 필요한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KFA도 그렇고 나도 구단, 선수들과 접촉했다. 이번 대회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야기는 좋은 방향으로 많이 흘렀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본선 합류는 경쟁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라고 해서 여기에 들어온다는 보장은 못한다. 국내 선수들과 경쟁해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올림픽에 참가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파 정우영이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그는 “폼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되살리기 위해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처음 이 선수를 독일에서 볼 때의 새로운 동작들을 많이 봤기에 기대를 했다. 하지만 본인이 심적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 유럽파로서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심적 부담을 준 듯하다. 미팅도 몇 번 했지만 아직 어린 선수다 보니 그 점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부담만 내려놓는 다면 자기 기량 나올 것이다. 더 나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끝으로 김학범 감독은 “2018년 아시안게임 당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를 불렀는데 이들이 처음으로 물은 것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였다. 그래서 ‘와서 볼 들고 물을 들어라’라고 했다. 선배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후배들은 따르려 할 것이다. 와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팀에서 좋은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은 여기에 와서 헌신해야 한다. 헌신하면 자동적으로 팀이 하나가 될 것”이라 말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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