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5주년 ①] ‘뚱4’의 푸드 사랑…톱스타 없어도 빛났다

입력 2020-01-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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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30일 첫 방송해 5주년을 맞는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주역 김준현·유민상·김민경·문세윤(왼쪽부터)이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코미디TV

2015년 1월30일 첫 방송해 5주년을 맞는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주역 김준현·유민상·김민경·문세윤(왼쪽부터)이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코미디TV

케이블채널 화려한 스타 없이 이룬 성과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 원동력 한목소리
치열한 아이디어 회의·답사 발품 한몫도
“이들이 먹으면 맛집” 뚱4의 차별화 매력
“먹는 즐거움 느꼈다” 5년째 두터운 팬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이 방영 5주년을 맞으며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했다. 2015년 1월30일 ‘뚱4’란 별명으로 나선 개그맨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이 5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덕분이다. 특히 ‘먹방’(먹는 방송)의 홍수 속에서 화려한 톱스타 없이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으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먹방의 정석’으로 통하며 식지 않는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주역 4인방과 이들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시청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 ‘맛녀석’ 4인방 “우리는 ‘푸드 러버’”

‘맛있는 녀석들’을 단순한 ‘먹방’ 프로그램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뚱4’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은 “우리는 ‘푸드 파이터’가 아닌 ‘푸드 러버’”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음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프로그램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유민상은 “사실 2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끝날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아직도 녹화날인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는 김준현은 “그 마음가짐 덕분에 ‘먹방’의 홍수 속에 좌초되지 않고 살아남지 않았나 한다”고 자평했다.

네 사람의 ‘티격태격’ 호흡은 프로그램의 백미다.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은 역시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한 덕분”(유민상)이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이들은 “먹는 모습만 봐도 서로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끈끈한 사이다. 현실 ‘절친’들의 편안한 한 끼 식사는 시청자들마저 ‘밥 친구’로 만든 힘이기도 하다.




평탄하게 흘러온 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기도 겪었다. 애시청자 사이에서는 ‘영식이 형’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연출자 이영식 PD는 “2017년 100회를 방송할 무렵 웬만한 음식 종류를 다 다뤘다고 생각해 고민이 깊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인방과 제작진은 위기를 곧 기회로 바꾸었다. 메뉴에 초점을 맞춘 이전과는 달리 ‘채식 특집’, ‘유민상 고향 특집’ 등 다양한 기획을 내놓았고,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를 위해 ‘뚱4’는 틈 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낸다. 매주 2명의 PD와 7명의 작가들은 단체로 ‘음식 답사’를 다닌다. 그래도 이들은 지난 5년에 만족하지 않는다. 벌써 “앞으로 5년”을 꿈꾸고 있다. 문세윤은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색다른 재미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특집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많은 애시청자가 걱정했던 “건강”도 챙기기로 했다.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다. 양치승 헬스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프로젝트 ‘운동뚱’도 새롭게 시작한다. 유민상은 “‘뚱4’의 ‘맛녀석’ 유니버스(세계관)는 끊임없이 확장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매력 포인트? “한입만!”

‘맛있는 녀석들’은 유난히 두터운 팬덤을 자랑한다. 온라인상에서는 음식점 방문 후기부터 “이들을 보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시청자의 고백까지 관련 게시물이 끊임없이 공유되고 있다. 5년이 지나도 식지 않는 열기다.

그 중심에는 역시 ‘뚱4’의 조화로운 매력이 있다. “더 먹고도 ‘덜 먹었다’고 말하는” 바람에 ‘조작 방송’이란 오명(?)을 얻을 만큼 먹성 좋지만, 시청자들은 “다 같은 ‘뚱보’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김형석(36) 씨는 “아내의 ‘먹덧’을 시작으로 5살배기 딸과 함께 성장한” 프로그램의 ‘열혈 팬’을 자처한다. 김 씨는 “김준현이 진행을, 문세윤과 유민상이 맛 표현을 담당하고, 김민경이 먹성 기량을 발휘한다”며 4인방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어 “맛집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먹으면 ‘맛집’이 되는 현상이 정말 재미있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과 SNS도 애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인천의 김경민(31) 씨는 “좋아하는 음식을 찾다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계정을 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좋아하는 메뉴 특집을 골라볼 수 있어 유튜브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며 “유튜브와 SNS 계정은 팬들이 소통하는 ‘마당’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애시청자들이 입 모아 극찬하는 최고의 매력 포인트는 ‘한입만’ 코너다. 촬영 중 메뉴를 맛보지 못하는 벌칙에 걸린 멤버에게 딱 한 입만 맛보게 하는 내용이다. 작은 숟가락에 교묘하게 ‘음식탑’을 쌓아 한 그릇(?) 같은 한 입을 얻어내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선사한다.

서울 강북구의 심경례(59) 씨는 ‘한입만 장인’으로 통하는 문세윤의 숟가락을 보고 ‘맛있는 녀석들’에 빠져들게 됐다. 심 씨는 “우연히 프로그램을 보고는 ‘어떻게 저렇게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할 수 있을까’ 감동했다”면서 “평소 먹는 즐거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이들을 보고 처음으로 ‘저거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이어 “문세윤의 ‘한입만’을 보고 팬이 돼 이제는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모두 본방사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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