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사냥의 시간’ 젊은 패기와 윤성현 감독이 펼쳐낸 디스토피아 세계관 (종합)

입력 2020-01-31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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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그리고 박해수. 패기로 똘똘 뭉친 젊은 배우들이 윤성현 감독과 함께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한국형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펼쳐지는 ‘시간의 사냥’에서 만났다.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제작발표회에는 윤성현 감독을 비롯해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참석했다.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그리고 박해수까지 존재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이제껏 본 적 없는 신선한 캐스팅과 그들이 선보일 폭발적 연기 시너지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사냥의 시간’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더욱 주목된다.

베를린영화제 초청 소식을 들었던 소감에 대한 물음에 윤성현 감독은 “잠자리에 들려던 도중에 소식을 듣고 얼떨떨했다”라고 말했고 이제훈은 “6명이 단톡방이 있는데 감독님이 기쁜 소식을 올려주셔서 동시에 환호했다. 배우라면 베를린영화제는 꿈 같은 영화제인데 초청됐다는 소식에 흥분됐다”라고 말했다. 박해수 역시 “너무 많이 놀랐고 단토강에서 처음 보고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날 윤성현 감독은 ‘사냥의 시간’에 대해 “기존 한국 영화와 다른 방향성을 가진 영화”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전작 ‘파수꾼’은 드라마 중심이고 이야기 구조도 복잡하고 감정에서 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사냥의 시간’은 반대급부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리얼리티 보다는 표현주의적이다. 캐릭터도 감정보다는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에 초점을 맞췄고, 이야기 자체도 단순하고 직선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는 내러티브한 영화가 많은데 저는 ‘죠스’ 같이 직선적이고 추격전으로 이뤄진 영화가 한국에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대사 위주의 영화라기보다는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표현과 시네마틱한 사운드, 호흡, 배우들의 표정으로 이뤄진 영화다. 그런 점에서 한국영화와 다른 방향성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새롭다기보다는 다른 방향성을 지닌 영화다”라고 덧붙였다.

윤성현 감독. 사진|뉴스1


윤 감독은 영화 배경에 대해서는 “시대적 배경은 극미래로 상정을 했다. 그렇지만 극미래에 국한되진 않고 우화적이고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담으려고 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도 하위문화가 포함이 됐다. 공간이나 미술 등에 빈민가에서 생긴 문화들을 차용했다”며 “그래피티 작가 범민을 섭외해서 온갖 공간에 그래피티를 넣었다. 힙합, 의상 등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예고편에서부터 강렬한 비주얼,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라인 등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최우식, 안재홍은 외형적인 변신을 꾀했다. 이제훈은 자신의 패션 스타일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우식은 “이번 영화 때문에 타투를 그렸던 것 같다. 그거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엄청 열심히 했다”라며 “내가 막내인데 극 중에서 친구 역할이라 형들과 친구처럼 보여야 했다. 내가 노력한 것은 아니고 형님들이 잘 해주셔서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기존 캐릭터에 접근했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 인물에게 다가가기 위해 삭발과 탈색을 감했다. 피부결도 거칠게 보이려 분장의 도움을 받았다. 눈썹도 살짝 밀었다”라고 말했다.

이제훈은 “친구들이 스트리트 패션을 입고 나온다. 그래서 나도 큼지막한 옷들을 거칠게 입고 나온다. 원래는 그렇게 안 입는데 감독님한테 영향을 받아 실제로 평소에도 입고 다녀서 3년 동안 스트리트 패션을 입고 다녔다”라고 말해 눈길을 자아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다. 배우들 중에 막내인 최우식은 “배우들이 또래이다 보니 빨리 친해졌다. 감독님 역시 젊으셔서 금방 친해졌다. 영상에서 폭죽 터트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는 안재홍은 “평소 너무 좋아하는 연기자들이라 치열했지만 서로 의지하며 돈독하게 돌파해 나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이렇게 모여서 기분이 좋았고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그리고 박정민은 ‘파수꾼’이후 9년 만에 만남이기도 했다. 그 때와 변화된 것이 있냐는 물음에 이제훈은 “‘파수꾼’은 독립영화라서 열악한 환경이긴 했는데 ‘사냥의 시간’은 버짓이 큰 영화이다 보니 먹을 것이 풍족했던 것 같다”라며 “감독님과 박정민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촬영 현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정민 역시 “긴 시간 동안 만나왔다. 계속 변하며 적응하며 지내왔기 때문에 우리는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현장의 크기와 스태프들이 많아졌고 배우들이 인기가 많아져서 커피차 같은 게 온다”라며 “본질적으로는 변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2월 개봉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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