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른 전역, 달라진 의식…KT의 1루 후보, 김태훈도 있다

입력 2020-02-0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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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위즈 김태훈. 사진|스포츠동아DB

군 입대의 문을 거듭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 힘겹게 전투복을 입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군대는 또 한 번 그를 외면했다. 김태훈(24·KT 위즈)에게 군대는 참 얄궂은 존재다. 상병 진급을 눈앞에 두고 부상을 당해 의가사 전역했지만, 반드시 복귀하겠다는 재활 의지로 이를 악물었다. 김태훈은 야구인생 새 전기를 눈앞에 뒀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5년 KT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태훈은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조범현 KT 초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첫 시즌 4월부터 1군에 올랐다. 데뷔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는 등 관심을 모았지만 1군 생활은 길지 않았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군 입대에 도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17년 경찰 야구단, 2018년 상무 야구단에 지원했지만 연이어 낙방의 아픔을 맛봤다. 더는 군 복무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현역 입대했지만 여기서 또 한 번 꼬였다. GOP(최전방 철책 부대)에서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6월 훈련 중 발목 인대 손상을 입었다. 하지만 부대 특성상 즉각적인 치료가 쉽지 않았다. 통증이 지속되자 부상 두 달 뒤인 8월에야 수술대에 올랐다. 상태는 적잖게 심각했다. 결국 현역부적합심사 과정을 거쳐 10월에 의가사 전역을 했다. 상병 진급 사흘 전이었다.

국방부나 일선 부대는 의가사 전역을 ‘어지간하면’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김태훈이 전투복을 벗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던 셈이다. 전역 직후부터 수원KT위즈파크로 출근해 재활에 매진했다. 군 병원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KT의 재활 프로그램 덕에 시간이 단축됐고 두 달의 재활 끝에 이제는 티 배팅을 소화할 만큼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에게는 ‘1년 먼저 전역했다’는 장점보다 ‘몸이 상했다’는 단점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태훈은 “짧은 군 생활이었지만 느낀 게 많았다. 선임들이 배려해준 덕에 2019년 KT의 경기 중계방송을 지켜볼 수 있었다. (배)정대 형, (송)민섭이 형 등 같이 2군에서 뛰던 형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걸 보고 엄청난 자극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형들이 ‘군대 다녀오면 달라진다’는 말을 왜 하는지 알게 됐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자평했다.

김태훈의 포지션은 1루. KT의 1루는 아직 확실한 주인이 없다. 오태곤, 문상철(이상 29) 등 1군 자원의 활약 여부에 따라 김태훈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다. 김태훈의 유신고 시절 코치로 최근 훈련을 돕고 있는 황윤성 안산중 감독은 “벌써부터 경쟁에서 못 이길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그만 둬라”는 말로 자극을 줬다. 언제까지 백업, 내지는 1군 진입만을 목표로 하지 말라는 채찍이었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건 없지만 구단 내부의 기대는 분명하다. 이숭용 KT 단장은 “(김)태훈이의 발목 상태만 괜찮다면 재밌는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태훈은 “올해는 반드시 1군에 등록돼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멘탈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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