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황교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국 혐오 “설현도 박쥐 먹었다” (종합)

입력 2020-01-31 1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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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황교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국 혐오 “설현도 박쥐 먹었다” (종합)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설현을 언급해 논란이다.

황교익은 30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된 박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교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과 관련해 중국인 혐오를 지양해야한다며 “한국인도 박쥐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사람들을 미개로 몰고 가기 위한, 혐오를 부추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음식을 두고 혐오를 부추기는 거다. 그런 방식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게 별로 제 입장에서는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땠는가 한 번 보자. 우리도 얼마 전까지 박쥐 먹었다. 일상식으로 먹은 것은 아니다. 중국 사람들도 박쥐를 일상식으로 먹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수 설현을 언급했다. 황교익은 “2016년에 한국 방송사에서도 박쥐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SBS ‘정글의 법칙’ 거기서 설현씨가 나와서 박쥐 먹는 것을 보여줬다”며 “중국인에 대해서는 미개하다는 혐오의 감정을 붙이고, 우리한테는 그렇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 이후 황교익의 발언은 크게 논란이 됐다. 특히 누리꾼들은 “설현이 방송을 위해 일회성으로 박쥐를 먹는 것과 중국 주민이 일상적으로 박쥐를 먹는 것은 다르다”며 황교익의 발언을 지적했다.

논란이 과열되자 황교익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의 글을 올려 다시 한 번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혐오는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순식간에 번진다. 또한 혐오는 결집력을 만들어낸다. 악덕의 정치인들은 이 혐오를 이용하여 반대편의 정치세력을 공격하고 자기편의 정치세력을 결집한다”고 재차 밝혔다.


황교익은 음식을 이용한 혐오 조장 사례로 ▲히틀러가 유대인 혐오를 조장해 게르만 민족의 결집을 이룬 사례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향한 혐오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극우 언론이 ‘박쥐 먹는 중국인’ ‘비위생적인 대림동 음식 가게’ 등등의 기사로 중국인 혐오 정서를 퍼뜨리고 있다. 여기에 맞추어 극우 정치인은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하며 중국인 혐오를 확장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총선이 눈앞이다. 극우 세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혐오 바이러스’로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혐오를 퍼뜨려서 최종에 얻어지는 것은 공동체와 인륜의 파괴밖에 없음을 깨닫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하 황교익 글 전문

혐오는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하다. 순식간에 번진다. 또한 혐오는 결집력을 만들어낸다. 악덕의 정치인들은 이 혐오를 이용하여 반대편의 정치세력을 공격하고 자기편의 정치세력을 결집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어 게르만 민족의 결집을 얻어낸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혐오의 대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였을 때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방화를 하였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조선인을 학살하였다. 조선인 혐오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일본인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극우 언론이 '박쥐 먹는 중국인' '비위생적인 대림동 음식 가게' 등등의 기사로 중국인 혐오 정서를 퍼뜨리고 있다. 여기에 맞추어 극우 정치인은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하며 중국인 혐오를 확장한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한국 정부"라는 여론을 만들어 중국인 혐오를 한국 정부 혐오로 옮겨타게 만든다.

총선이 코앞이다. 극우 세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혐오 바이러스'로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혐오를 퍼뜨려서 최종에 얻어지는 것은 공동체와 인륜의 파괴밖에 없음을 깨닫기 바란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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