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로고 맞바꿔 단 대한항공·현대캐피탈, 챔피언결정전까지 함께 간다

입력 2020-02-02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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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천안 현대캐피탈과 인천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이 상대방 기업의 CI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례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남자프로배구 ‘신흥 라이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서로의 구단 로고를 맞바꿔 부착한 유니폼을 입고 대결했다. 모기업간의 파트너십 체결을 색다른 방식으로 기념하기 위한 기획 이벤트다.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유니폼에서도 가장 먼저 시선을 이끄는 가슴 부위 한 가운데에 상대팀 모기업의 로고(CI)를 보란 듯이 새겨놨다.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맞대결서 첫 선을 보인 이 유니폼은 양측 구단주의 뜻이 모여 탄생했다. 2019년 12월 17일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현대카드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는데, 양사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배구장 코트 위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 챔피언결정전까지 같이 가자!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매 시즌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2016~2017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양 팀은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번갈아가며 차지했다. 워낙 신경전이 치열했던 터라 해당 기간 통합 우승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다. 2019~2020시즌에도 대한항공이 2위(승점 50), 현대캐피탈이 3위(승점 46)로 남자부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두 구단이 내놓은 ‘유니폼 교차 광고’는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5·6라운드 잔여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경기까지 이벤트를 이어간다. 배구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아울러 가장 큰 관심이 쏟아지는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해당 유니폼을 입고 리벤지 매치를 성사시키려는 의지도 함께 담겨있다.


● 새 옷 입고 먼저 웃은 대한항공

바뀐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선 날선 신경전이 오갔다. 승자는 대한항공이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7-25 25-22 32-34 20-25 15-12)로 이겼다. 비예나가 30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폭발시켰고, 레프트 듀오 정지석(17점)과 곽승석(15점)이 공격의 균형을 이뤘다. 현대캐피탈은 43.2%의 높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간 다우디가 25점을 올렸지만 세터 황동일과의 호흡이 완벽하게 맞지 않아 고전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터져 나온 블로킹 득점이 일품이었다. 1세트 25-25 듀스에서 김규민의 2연속 블로킹으로 승리를 따낸 대한항공은 2세트에도 초반 열세를 뒤집고 김규민의 속공, 정지석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을 묶어 21-18로 승세를 기울였다.

3세트 전광인, 4세트 다우디의 기세를 살려주며 승부는 파이널세트까지 이어졌지만 5세트 7-7 동점 상황에서 비예나가 펄펄 날았다. 다우디의 오픈 공격을 두 차례 차단시켜 분위기를 가져왔다. 2점차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마지막 백어택 득점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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