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거리의 만찬2’ 양희은 폭로→김용민 자진하차…“송구한 마음” (전문)

입력 2020-02-06 2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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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거리의 만찬2’ 양희은 폭로→김용민 자진하차…“송구한 마음” (전문)

KBS2 시사 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는 무사히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을까. ‘거리의 만찬’ 시즌2가 출연진 교체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원점으로 돌아갔다.

‘거리의 만찬’은 출연진들이 이슈 현장에 찾아가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2018년 11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는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등이 출연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즌2로 새롭게 거듭나면서 출연진은 배우 신현준과 시사평론가 김용민으로 전면 교체됐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김용민이 과거 여성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점을 문제 삼아 출연진 교체 반대 운동을 펼쳤다. 급기야 등장한 시청자 청원은 1만명을 넘어섰다.

양희은은 6일 자신의 SNS에 박미선 이지혜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거리의 만찬’ MC 자리에서 잘렸다”고 폭로했다. 그는 “여자 셋이 잘린 후 좀 시끄럽다”며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김용민은 ‘거리의 만찬’ 시즌2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한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내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라며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습니다만,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다. 앞으로 ‘거리의 만찬’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KBS 관계자는 양희은에 일방적인 ‘하차 요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MC 교체 과정에서 양희은과 갈등 없이 잘 마무리를 했다”면서 “김용민이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기에 내부적으로 후임자를 섭외하고 있다. 이에 오는 12일 예정됐던 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도 취소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6시를 넘긴 시각, ‘거리의 만찬’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통해 MC 교체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은 “시청률 경쟁을 비롯한 대내외적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시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제작진은 오랜 고심 끝에 자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배우 신현준 씨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를 새로운 MC로 섭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었고, 김용민 씨 또한 자진하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우리도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모든 의견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할 것을 말씀드린다”며 “시즌2 제작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BS시청자위원회(위원장 이창현)도 시청자 청원에 특별위원회를 열었다. KBS시청자위원회는 제작진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공영방송에 부합하는 제작 현장의 성인지 감수성과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 등 개선사항에 대한 시청자위원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거리의 만찬’ 제작진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제작진의 입장에 대해 설명한 후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자 하는 ‘거리의 만찬’이 지향하는 프로그램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창현 위원장은 “시청자위원회 특별위원회에서 제작진들이 진행자의 자진사퇴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렸지만 만시지탄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KBS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을 할 때 경각심을 갖고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리의 만찬’ 시즌2 관련 제작진 공식입장 전문>

KBS ‘거리의 만찬’은 2018년 7월 파일럿 방송을 시작으로 정규 편성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의 숨겨진 목소리를 들어왔습니다.

최근 ‘거리의 만찬’ 시즌2의 준비상황이 알려지면서 쏟아진 시청자 여러분들의 따가운 비판과 애정 어린 관심에 대해 송구한 마음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따뜻한 응원과 격려 덕분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거리의 만찬’이 1년 넘는 시간동안 시청자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청률 경쟁을 비롯한 대내외적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저희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제작진은 오랜 고심 끝에 자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배우 신현준 씨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를 새로운 MC로 섭외하게 됐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었고, 김용민 씨 또한 자진하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저희 제작진도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모든 의견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거리의 만찬’에 보내주신 관심과 비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시즌2 제작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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