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드라마’라는 호평 속 명드 반열에 오른 ‘머니게임’이 후반전에 돌입하는 가운데 연출자 김상호 감독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김상호 감독은 반 사전제작인 ‘머니게임’의 촬영을 지난달 30일부로 마무리 짓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후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김상호 감독은 “반 사전제작으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무척 좋다. 대본이 미리 모두 나와준 것, B팀없이 마무리 한 것,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친 것, 배우들과 충분히 호흡한 것 등 이전과 달라진 환경에 놀랐다”며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배우들을 향해서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오싹할 정도로 연기들을 잘해주었다. 고맙고 존경한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머니게임’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고퀄리티 연출로 호평 받고 있다. 이에 김상호 감독은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건 최고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모든 공을 돌렸다. 또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음악’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SKY 캐슬’ 1회 음악을 듣고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막연히 ‘머니게임’에 숨을 불어넣어줄 음악을 김태성 감독님이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명처럼 그렇게 됐다. 그리고 정말로 드라마 엔딩에 숨을 불어넣어(?) 주인공의 심리를 최대한 극적으로 끌어올려 주셨다”며 ‘머니게임’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숨소리 엔딩의 탄생 비화를 공개해 흥미를 높였다.
이어 김상호 감독은 ‘머니게임’을 연출하는데 있어 가장 신경 쓴 포인트를 밝혔다. 그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주인공들의 내면 심리를 시청자들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또한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어디까지 드라마 표면으로 끌어올려야 하는지도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지금도 여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후반 작업의 숙제로 남아있다”며 연출자로서의 진지한 고민들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머니게임’은 시청자들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이성민이 연기하는 허재 캐릭터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운데, 김상호 감독은 “용기를 가진 자가 세상을 선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과하면 결국 엘리트주의에 빠져 자기를 합리화하게 된다. 어쩌면 허재의 모습은 우리 과거의 비틀어진 은유”라고 해석한 뒤 “허재의 심리를 바닥까지 보여주기 위해서 표정에 롱테이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시민의 고단한 삶을 소위 극사실주의로 묘사하고 있는 ‘치킨 집’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현실을 피하면 어두운 채로 놔두게 되고, 그러면 계속 무서워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어려운 현실일수록 불을 켜서 보여주면 좀 더 담대하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김상호 감독은 “(아주 조금 나오는) 어려운 경제 용어들은 그냥 패스하셔도 된다. 다만 해외 자본이 어떻게 우리네 경제를 망치는지 그리고 주인공들이 그걸 어떻게 막아내는지 응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후반전 관전팁을 선사하기도 했다. 나아가 “드라마는 유일한 세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다만 ‘머니게임’이 안경 같은 도구가 되어서 세계에 대한 다른 시선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해 ‘머니게임’ 후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tvN ‘머니게임’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대의 금융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 대립을 그린 드라마 12일 밤 9시 30분에 9회가 방송된다.
<이하 김상호 감독 인터뷰 전문>
Q. 촬영 종료 소감
반 사전제작으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무척 좋습니다. 대본이 미리 모두 나와준 것, B팀 없이 마무리 한 것,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친 것, 배우들과 충분히 호흡한 것 등 이전과 달라진 환경에 놀랐습니다. 다만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개선해 나가지 못한다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Q. 배우들에게 한 마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훨씬 넘어, 오싹할 정도로 연기들을 잘해주었습니다. 고맙고, 존경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들의 또 다른 멋진 변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머니게임> 연출에 있어 가장 신경 쓴 포인트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건 최고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주인공들의 내면심리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어디까지 드라마 표면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지도 풀기 어려운, 지금도 여전히 마무리 못한 후반 작업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Q. 김태성 음악감독과의 호흡
김태성 음악감독님의 전작인 <SKY 캐슬> 1회의 음악을 듣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막연히 <머니게임>에 숨을 불어 넣어 줄 음악을 김태성 감독님이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운명처럼 정말 그렇게 되었고, 정말로 드라마 엔딩에 숨을 불어 넣어(?) 주인공의 심리를 최대한 극적으로 끌어 올려 주었습니다.
Q. ‘허재’ 캐릭터에 대한 갑론을박에 대해
허재는 ‘답은 하나다’라고 믿는 세계관을 가진, 그래서 사람의 수만큼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혜준과 대비되는 인물입니다.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다면 필요한 것은 ‘지금의 자기’를 버리고 ‘더 나은 자기’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게 최선이 됩니다. 그러나 용기를 가진 자가 세상을 선도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과하면 결국 엘리트주의에 빠져 자기를 합리화하게 됩니다. 심지어 살인마저도 말입니다. 어쩌면 그 모습은 우리 과거의 비틀어진 은유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허재 캐릭터의 심리를 바닥까지 보여주기 위해 그 표정의 롱테이크를 사용했습니다.
Q. ‘치킨집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들에 전달하고 싶었던 것
현실을 피하면 어두운 채로 놔두게 되고, 그러면 계속 무서워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현실일수록 불을 켜서 보여주면 좀 더 담대하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주무대인 기획재정부의 마천루식 이야기와 현실 바닥에 딱 붙어 있는 치킨집의 머니게임은 상당히 다른 모습이어서 연출자로서 같이 병행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Q. 후반전 관전포인트
(아주 조금 나오는) 어려운 경제 용어들은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다만 해외 자본이 어떻게 우리네 경제를 망치는지, 그리고 우리 주인공들이 그걸 어떻게 막아내는지 응원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Q. <머니게임>이 어떤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라나
드라마는 유일한 세계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머니게임’이 안경 같은 도구가 되어, 세계에 대한 다른 시선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