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을 마치고 귀국했다. 제작사 곽신애 대표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기생충’ 곽신애 대표가 말하는 아카데미
“지난해 수상작 ‘로마’는 290억 지출
기프트백 논란? 올해는 아예 없었다”
기프트백 논란? 올해는 아예 없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수상을 겨냥해 시상식에 앞서 전년도 가을부터 각 영화제작사들이 홍보 활동을 펼치는 이른바 ‘오스카 캠페인’과 관련해 ‘기생충’이 쓴 비용,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이 후보로 오르면서 아카데미상 주관단체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각 후보자들에게 주는 ‘기프트백’의 실체 등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 “캠페인 비용? 공개할 수 없다”
‘오스카 캠페인’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매년 2월에 앞서 그 전 해 가을부터 수상을 겨냥해 각 영화사가 펼치는 적극적인 홍보 및 프로모션 활동을 일컫는다. 특히 미국 LA지역에서 일정 기간 상영해야 하는 등 조건을 갖춰야 심사 대상이 되는 규정상 각 영화는 후보자(작) 지명과 수상을 노리며 가을 개봉에 나선다.
실제로 ‘기생충’도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개봉해 관객을 만났다. 이후 봉준호 감독과 주연 송강호가 현지로 날아가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 참석하고 시사회와 파티,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을 열어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송강호가 코피를 쏟는 등 강행군으로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에는 당연히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수십억원부터 최대 100억원이 넘는 돈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로마’의 경우에는 최소 290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다고 미국 버라이어티가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이를 위해 외부 자문요원을 고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생충’은 어느 정도의 비용을 썼을까? 영화계 안팎에서는 대략 100억 원가량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이에 대해 ‘기생충’의 제작자인 바른손 E&A 곽신애 대표는 “억측된 금액이 서로 다른 버전으로 마치 사실처럼 떠돌고 있다”면서 “북미 개봉 P&A(마케팅 비용)와 혼동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버전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캠페인을 벌인 “다른 스튜디오들도 절대 공개하지 않는 영역이다”고 못박았다.
● 초호화 크루즈 여행권부터 마카롱까지?
AMPAS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이들에게 시상식에 앞서 선물을 준다. ‘기프트백(Gift bags)’라 불리는. 일종의 선물세트다. 여기에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 제품부터 초호화 크루즈 여행권, 스파 숙박권 등 다양한 티켓과 현물이 포함된다. 시가 규모 2억 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에 대한 관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SNS를 통해 ‘기프트백’에 관한 내용이 퍼져 나가면서 더욱 커졌다. 여기에는 심지어 고급 초콜릿과 마카롱까지 포함돼 있다. 봉준호 감독 등 ‘기생충’의 주역들은 이를 받았을까? 곽 대표는 “시상식 참석자들에게 기프트백을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이번 아카데미에는 없었다. 그 리스트는 사실무근이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