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이 레너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불의의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코비 브라이언트는 경쟁심과 투지가 강렬했던 선수로 기억된다.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15일부터 17일까지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벌어진 2019~2020 NBA 올스타 위켄드 테마를 코비로 정했다.
모든 면에서 코비 추모를 위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기 방식이다. 17일 열린 올스타게임에서는 4쿼터 ‘타깃스코어’ 방식을 채택했다. 1~3쿼터 승부에서 앞선 팀의 점수에 코비의 등번호인 24를 더한 점수를 먼저 달성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3쿼터 종료 때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25점)가 주장인 팀 야니스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23점)가 주장인 팀 르브론을 133-124로 앞섰다. 133점에 24점을 더한 157점을 먼저 달성해야 승리가 가능했다.
4쿼터 양 팀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우승을 가리는 NBA 파이널 이상으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올스타게임 특유의 느슨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상대의 득점을 막기 위한 도움수비는 기본이었으며 심판 콜 하나에도 모든 선수가 예민하게 반응했다. 심지어 비디오판독까지 이뤄졌다. 팀 르브론이 156점에서 마지막 점수를 채우기까지는 무려 6번의 공격이 필요했다.
팀 르브론은 156-155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앤서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20점)가 르브론 제임스의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팀 야니스의 카일 라우리(토론토 랩터스·13점)의 파울로 2개의 자유투를 얻었다. 데이비스는 1구를 실패한 뒤 2구를 성공,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팀 르브론이 157-155로 승리했다. 코비의 상징인 경쟁심과 투지가 NBA 올스타 선수들에게 그대로 투영된 한 판이었다. 경기에 나선 선수 모두가 코비처럼 치열하게 뛰었다.
‘코비 브라이언트 어워드’로 명명된 올스타 MVP는 3점슛 8개 포함, 30점·7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한 카와이 레너드(LA 클리퍼스)에게 돌아갔다.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를 손에 쥔 레너드는 “첫 번째로 코비 브라이언트 트로피를 탄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다. 코비는 나를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고 함께 운동도 했다. 그에게 감사한다. 이 상은 코비를 위한 것이다”라며 세상을 떠난 코비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