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빠진’ 토트넘, 힘까지 빠졌네…살얼음판 여정의 끝은?

입력 2020-02-21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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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잠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핵심 공격수들을 전부 부상으로 잃어버리며 동력이 사라진 듯 하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0-1로 졌다. 스코어 차는 크지 않았지만 경기력에서도 희망을 찾기 어려울 만큼 졸전이었다. 유럽 대항전에서 안방 무득점 패배는 엄청난 타격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쉴 틈 없이 다음 여정에 대비해야 한다. 16일 애스턴 빌라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원정경기를 치르자마자 라이프치히와 격돌한 토트넘은 22일 첼시 원정경기를 펼쳐야 한다. 같은 연고지(런던)에 위치해 이동에 대한 불편은 거의 없지만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세 경기를 치르게 된 선수단의 부담은 상당하다.

아니나 다를까. 조제 무리뉴 감독(포르투갈)이 폭발했다. 라이프치히전 패배 직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곧바로 원정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일정이 정말 고마울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토트넘의 고민은 부족한 선수단에 있다. ‘주포’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플랜B로 내세워 큰 효과를 확인한 ‘손흥민 카드’마저 손흥민의 오른팔 부상으로 당분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이 수술과 재활을 위해 일시 귀국한 가운데 토트넘은 시즌 막바지 2~3경기에 뛰어주길 희망하나 추이를 장담할 수 없다. 무리뉴 감독은 이미 “구단 바람과 달리, 난 올 시즌 구상에 그(손흥민)를 배제했다”고 털어놓았다.

토트넘은 이제 플랜C를 마련해야 하지만 갓 부상에서 회복한 에릭 라멜라와 탕귀 은돔벨레는 100% 몸 상태가 아니다. 선발 기용은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상 ‘제로(0)톱’으로 잔뜩 독이 오른 상대와 휴식 없이 싸워야 하는 입장이 행복할 수 없다.

토트넘에게 첼시 원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정규리그 4위까지 다음 시즌 UCL 출전티켓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승점 41의 첼시가 4위, 승점 40의 토트넘이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뒤집기가 가능하나 패하면 격차가 벌어질 뿐 아니라 자칫 순위 하락도 가능한 상황이다. EPL은 5위가 UEFA 유로파리그에 진출하며 6위 이하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

최근 재정 건전성에서 의문이 제기된 2위 맨체스터 시티가 UEFA로부터 ‘향후 두 시즌 UCL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5위까지 UCL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아 예단할 수 없다. 더욱이 6위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승점 39, 7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점 38)로 토트넘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토트넘은 당분간 매 라운드 살얼음판 경기를 펼쳐야 한다.

손흥민이 빠지면서 힘까지 빠진 토트넘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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