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9’ 이소정 앵커, 국내 최초 女 메인 앵커에 외신도 관심

입력 2020-02-21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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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9’ 이소정 앵커, 국내 최초 女 메인 앵커에 외신도 관심

KBS <뉴스9>의 이소정 앵커의 등장에 해외 언론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외신들은 성별에 따라 차별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국내 방송 업계, 나아가 한국 사회의 오랜 폐단을 지적하며, KBS가 이 같은 문화를 철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AFP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속보와 장벽 : 한국의 첫 여성 앵커(Breaking news and barriers: South Korea's first female anchor)’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지상파 메인뉴스 여성 앵커가 된 이소정 앵커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AFP는 기사에서 이 앵커를 여전히 남성 중심적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십 년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앵커’의 자리를 꿰찬 ‘개척자(trailblazer)’라고 칭했다. AFP는 그동안 한국의 방송 뉴스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많은 남성 앵커가 ‘진지한 표정’으로 주요 사건을 보도하면, 어린 여성 앵커가 ‘조수’ 역할을 하며 뒤늦게 가벼운 뉴스를 전하는 관행을 일률적으로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앵커의 임명을 통해 KBS가 이 같은 관행을 뒤엎었고, 지난해 11월 임명 이후 <뉴스9> 시청률 역시 평균 9.6%에서 11%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 앵커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여성 기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도 내가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면서도, “KBS의 보수적인 방송 형식을 변화시켜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AFP를 필두로 다른 외신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도 ‘한국이 첫 번째 여성 뉴스 앵커를 환영한다’(South Korea welcomes its first female news anchor)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소정 앵커 기용의 의미를 조명했다.

신문은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리춘희 아나운서를 예로 들며 “그동안 남성 앵커의 방송만을 지켜봐야 했던 한국이 마침내 이소정 앵커를 임명했다”고 언급했다. 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싱가포르의 ‘더 스트레이트 타임즈’ 등 여러 곳의 해외 언론사들도 AFP의 이소정 앵커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내보냈다.

외신들은 한국이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여성의 역할에 있어 장벽이 존재해 왔다며, KBS의 이소정 앵커 기용이 이런 장벽을 깨는 데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에 메인앵커에 여성을 제안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라며 “이 앵커의 임명은 시대의 요구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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