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tty Image/이매진스
2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 월드 프리미어가 진행됐다. 상영이 진행된 후 공식 기자회견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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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된 것은 ‘밤과 낮’,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은 네 번째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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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은 영화 제목 ‘도망친 여자’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도망친 여자’가 누구인지 정한 적이 없다. 결정할 수도 있었겠지만 하지 않았다. 영화를 본 후 관객이 직접 누구인지 추측해보길 바란다”라며 “모든 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 속 모든 여자는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친다. 수감되지 않으려고 도망치고, 불만족으로부터 도망친다”라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느림의 미학을 갖고 있다는 말에 그는 “난 한국의 일반적인 주제를 담지 않는다. 개인적인 것을 담고 있어 이것은 내게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목적을 두고 무언가에 다가가기보다는 내게 오는 것을 받아들인다. 내가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주제를 다룬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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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소감에 대해 김민희는 “감독님이 써주시는 대본대로 잘 외워서 전달하면 재밌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최대한 쓰신 의도를 파악하려 노력한다”며 “감독님께서 의도에서 너무 벗어날 때는 잡아주신다”고 말하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배우들 사이에서 발생되는 이야기나 반응에 집중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긴다”며 “현장에서 상황을 숙지하고 감정에 집중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얇은 금반지가 손가락에 끼워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김민희가 해외 취재진에게 질문을 다시 묻자 홍상수 감독은 통역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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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도과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2015) 이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당시 이들은 불륜사실을 인정하며 “진솔하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2016년 11월 아내 A씨를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렬되자 그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3년의 법적 공방 끝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에 홍상수 감독 측은 “작품 연출과 현재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도 “혼인 생활이 완전히 종료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적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법원의 확인을 받을 것”이라는 의사를 전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