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3K 무실점’ 김광현의 무력시위…스스로 증명하는 5선발 자격

입력 2020-02-27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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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역시 선발이 체질이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자신의 힘으로 선발 로테이션 진입 자격을 증명해내고 있다.

청신호가 환하게 켜졌다. 김광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을 시속 151㎞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62%(29구 중 18구)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세 명의 타자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두 차례의 땅볼과 한 차례의 뜬공 타구 역시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첫 MLB 선발 등판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광현은 팀 5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분명하게 확인시켰다.

●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은 과감한 배짱

‘쾌속 투구’가 전략이었다. “날씨가 덥고 습하다. 야수 동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며 “또 상대 타자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빠르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근래 MLB 자체적으로 스피드 업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취재진도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면 퇴근을 일찍 할 수 있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칠 수 없는 공…인상적인 출발” 찬사

현지 매체도 김광현의 거침없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칠 수 없는 공을 던졌다”고 감탄했다. “인상적인 출발을 알렸다”고 평가한 폭스스포츠는 “만약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세인트루이스는 2019년에 갖지 못했던 정식 왼손 선발을 얻는다”고 전한 뒤 “세인트루이스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왼손 선발은 2016년 30경기를 뛴 제이미 가르시아가 마지막”이라고 짚었다.

MLB닷컴은 기존 2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오른쪽 팔꿈치 힘줄 부상으로 한 달여간 휴식을 취하게 된 변수를 고려해 김광현을 새 시즌 5선발로 예상하고 있다. 불펜으로 나선 시범경기 첫 등판의 1이닝 2삼진 1볼넷 무실점에 이어 2연속 쾌투를 펼치며 김광현은 5선발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 경계 또 경계…오버 페이스는 금물

단 오버 페이스는 금물이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두고 친정팀 SK 와이번스의 플로리다 베로비치 1차 캠프에서 일정 기간 몸을 만들었다. 도전자의 입장인 그는 의욕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최상덕 SK 투수 코치 역시 “역대 캠프와 비교하면 훨씬 페이스가 빠르고 몸이 좋다”고 변화를 감지했다. 선발 기회를 얻기 위해 보여줘야 할 것이 많은 김광현은 12일 첫 불펜 피칭에서 50구를 던져 현지 취재진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팔꿈치 수술 이력이 있는 김광현은 재활 복귀 후 치른 2018~2019시즌 동안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 아래 움직였다. 하지만 MLB는 다르다. 곁에서 김광현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아줄 마땅한 조력자가 없다. 진정한 무대는 시범경기가 아니다. 벌써부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는 없다. 침착하고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페이스 조절도 필요하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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