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KBO리그 개막 연기, 月경기·휴식기 축소 카드 만지작

입력 2020-03-01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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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가 2020년 기지개를 켜기까지는 기다림이 조금 더 필요할 전망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개막 팡파르가 미뤄지는 건 불가피할 분위기다. 팀당 144경기 체제에 무리한 손질을 가하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2020 신한은행 MYCAR KBO리그’의 개막일은 3월 28일이다. 하지만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계획이 꼬였다. KBO는 14일부터 팀당 10경기씩 치르려던 시범경기 전 일정을 2월 27일 취소했다. 1983년 시범경기 도입 이후 최초의 사건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규시즌 일정에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O는 3일 실행위원회(단장 모임), 10일 이사회(사장 모임)를 차례로 개최해 이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이미 일부 단장들은 리그 일정 조정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A단장은 1일 “지금 분위기라면 개막 연기는 불가피하지 않을까. 시범경기를 대체하기 위한 연습경기를 잡아뒀는데 이마저도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침에 따라 취소될 수 있다. 리그 강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염려했다. B단장 역시 “지금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개막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가적 재난 사태”라며 “상황이 갑자기 호전될 수도 있으니 최대한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B단장은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한국 코로나19 사태는 3월 20일 경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보름 이상의 개막일 연기를 언급했다.

개막일 연기로 중론이 모이고 있다. 문제는 개막일을 어느 시점까지 늦추느냐가 될 전망이다. KBO는 팀당 144경기의 현행 일정을 줄이는 걸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일단 무관중 진행이나 개막일 연기를 우선적으로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단들 역시 마찬가지다. 개막은 코로나19의 완벽한 진정까지 늦추되, 월요일 경기를 생각 중인 단장들도 있다. C단장은 “메이저리그는 한 달에 하루, 이틀을 쉴 때도 있다. 한국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월요일 휴식일을 최소화해 리그를 강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18일로 예정된 2020도쿄 올림픽 휴식기를 줄이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목소리부터 우천취소시 더블헤더의 필요성을 언급한 인사도 있다. 팬과 선수단,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무리한 개막 강행은 결코 안 되지만, 리그가 시작한 이상 늦은 출발만큼 바삐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별로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지만 적어도 이런 사태에서만큼은 팬과 선수단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BO리그 구성원들은 이 대명제를 바탕으로 가능한 모든 카드를 검토 중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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