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대로 수비·기대이상 공격…롯데 마차도, 외인 유격수 실패史 깨나

입력 2020-03-01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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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차도.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는 KBO리그에서 포수와 더불어 ‘외국인 금지구역’이었다. 유격수를 주포지션으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2.5를 넘긴 건 틸슨 브리또뿐이다. 브리또는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00~2001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02~2003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2005년 맹활약한 바 있다. KBO리그 사상 ‘준수한 외국인 유격수’는 브리또가 유일하다.

구단들은 센터라인의 척추인 유격수 자리는 가급적 토종 선수를 육성하려는 의중이 강했다. 여기에 타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유격수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금값’이었다. KBO리그 구단들이 미국, 일본과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었다.

2020 시즌에도 외국인 쿼터를 유격수에게 할애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가 유일하다. 하지만 롯데는 딕슨 마차도(28)를 일찌감치 ‘수비형 외인’으로 소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유격수로만 7502.2이닝을 소화하며 수비력 검증은 마쳤다. 십 수년째 내야 수비를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롯데로서는 마차도를 중심으로 한 내야진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수비는 KBO리그 정상급이기 때문에 타율 0.280 정도에 7~8홈런만 쳐줘도 성공”이라는 현실적 기대치를 내걸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마차도의 수비는 기대대로, 타격은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다.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4경기에 모두 유격수로 나선 마차도는 8타석 7타수 3안타(1홈런) 1볼넷으로 펄펄 날고 있다.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롯데는 민병헌~전준우~손아섭~이대호~안치홍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상위타선을 갖추고 있다. 마차도가 하위타선에서 쌓인 주자만 해결해줘도 타선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마차도가 ‘외인 금지구역’과 같던 유격수 잔혹사를 깰 수 있을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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