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찾아’ 서강준, 뚝딱대는 짝사랑 모먼트…박민영만 몰라

입력 2020-03-01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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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찾아’ 서강준, 뚝딱대는 짝사랑 모먼트…박민영만 몰라

요즘 트렌드라는 직진남과는 다르다. 그러나 10년을 이어온 짝사랑의 깊이가 상당하다. ‘날찾아’의 북현리 순정남 서강준은 그렇게 여심을 간질이고 있다.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이하 ‘날찾아’)의 임은섭(서강준)은 18살의 가을, 목해원(박민영)이 흩날리는 은행나무 잎과 함께 북현리의 혜천고로 전학을 왔을 때부터 그녀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을 연주하는 피아노 앞의 그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선연히 기억날 정도로, 눈에 담은 해원의 모든 순간들이 마음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은섭의 일기장에는 ‘아이린’이라고 칭하는 해원으로 가득 찼고, 잠 못 이루는 밤이면 그의 머릿속엔 해원이 두둥실 떠다녔다. 사랑의 시작이었다.

지고지순한 은섭의 짝사랑은 그렇게 십년동안 이어졌다. 그 사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원도 서울로 올라가게 되면서 둘 사이 더 이상의 접전은 없었고, 뒤에서만 바라보던 은섭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약 없는 기다림, 해원이 북현리로 돌아오는 겨울만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겨울이 좋은 이유는 “크리스마스가 오고 설날이 다가와서 당신이 이 마을로 며칠 돌아온다”는 것. 겨울과 함께 해원이 돌아오면 소리 없는 환호를 보낸 것도 그래서였다. 그 가슴 벅찬 북현리 순정남의 진심에 시청자들의 심장 또한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내려온 해원이 반가웠던 은섭은 그녀의 주위를 서성였다. 창밖으로 그녀가 보이면 뛰쳐나가 그녀의 뒤를 따랐고, 혹시라도 찰나나마 해원을 볼 수 있을까 그녀가 살고 있는 펜션, 호두하우스를 기웃거렸다. 그러나 언제나 뒤에서 지켜만 봐왔던 탓일까. 행여 해원이 은섭의 앞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고장 난 로봇처럼 뚝딱댔다. 말투는 왠지 모르게 딱딱해졌으며, 하고 싶은 말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우물쭈물 댔다. 그렇게 그의 책방일지에는 그녀에게 하지 못했던 말이 하나 둘 쌓여나갔다.

그런 그가 과거 자신이 좋아했던 사람은 목해원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고백을 했으니, 책방에 찾아온 해원에게 “완료된 감정이야”라며 문전박대를 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단호히 선을 긋더니 문 뒤에서 혼자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던 은섭.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있다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에 시청자들의 두 광대는 한껏 치솟았다. ‘연알못’(연애를 알지 못하는) 은섭의 십년 묵은 짝사랑은 이번에야말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시청자들도 해원이 그 마음을 알아주길 응원하고 있다.

‘날찾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사진제공= 에이스팩토리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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