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가세’ 효과에 웃는 한화, 분위기·라인업 유동성 동반상승

입력 2020-03-0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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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요즘 글로벌 이슈다. 특히 국내에선 연일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불안감과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 선수단 역시 국내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사 현지의 한화 구단 관계자는 2일(한국시간) “귀국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 직원들까지 일과를 마치고나면 매일 국내의 가족에게 안부전화를 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칫 훈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하듯, 한화 선수들은 이심전심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 이곳은 딴 세상 같다.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며 “하지만 가족 걱정에 캠프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는데, 다행히 주장 이용규 선수가 중심을 잘 잡아준 덕분에 모두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규(35)는 항명파동으로 물의를 빚은 탓에 지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심상치 않은 일로 오랜 시간 떨어져있었던 만큼 팀원들과 관계회복 또한 간단치는 않을 듯했지만 기우였다. 지난 연말 신임 주장으로 선출됐고, 동료들과 함께 이번 캠프로 떠나면서는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1월말 출국 당시 그는 “개막전 첫 타석 때 팬들께 (사과)인사를 하겠다”며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특히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서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 팀에 돌아왔을 때부터다. ‘스스로도 놀라워한’ 변화다. 올해로 프로 2년차인 노시환(20)은 “캠프 분위기가 작년에도 괜찮았지만, 올해는 또 좀 다르다. 이용규 선배가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진짜 노력을 많이 한다”며 고마워했다.

훈련 분위기만이 아니다. 붙박이 리드오프 겸 중견수의 복귀는 다양한 타순과 외야진 조합을 가능케 해준다. 2루수로 수비부담이 큰데도 지난해 1번 타순까지 도맡았던 정은원은 2일 일본 독립야구단 아시안 브리즈와 연습경기에 9번으로 나섰다. 또 이날 이용규가 지명타자를 맡음에 따라 복수의 백업 외야수들이 중견수 및 좌익수 자리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 직후 이용규의 이탈은 한화로선 마치 불길한 전주곡 같았다. 올해는 사뭇 다른 출발이 기대된다. 결말 또한 그에 걸맞게 뒤바뀔 수 있을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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