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의 배려, “벤투 천천히 돌아와“

입력 2020-03-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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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각국 축구계도 리그 연기, 경기 일자 조정 등 각자 자구책을 마련하며 전염병 대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 당장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을 비롯한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입국 시기가 3월 9~10일로 조정됐다. 협회 관계자는 2일 “포르투갈 코치진의 입국이 이달 초로 연기됐다. 항공 스케줄 등이 달라 전원이 동시에 오지 않고 9일과 10일, 분산 입국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개최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마친 벤투 감독을 포함한 외국인 코치진은 겨울 휴가를 보내기 위해 모국으로 떠났다. 물론 마냥 쉰 것은 아니다. 포르투갈을 베이스로 유럽과 미주, 중동 등 각지에 흩어진 태극전사들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대표팀의 2020년 여정을 대비했다. 협회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부회장)이 “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가 일 중독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선수 점검에 임했고, 관련 리포트를 보내며 협회와도 꾸준히 소통했다.

당초 벤투 감독 일행은 2월 28일 입국하려 했다. 다음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K리그1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국내파 체크에 나설 참이었다. 전북·수원·울산 현대·FC서울이 출전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관전도 이들의 연초 스케줄에 잡혀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고개를 든 코로나19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한국은 전염병 진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감염자들이 많다. 전국 학교들의 개학이 미뤄졌고 여러 기업체들은 사원들의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협회도 지난주부터 임·직원들의 탄력적인 근무를 진행 중이다.

고민 끝에 협회가 먼저 벤투 감독에게 ‘입국 연기’를 제안했다. 일종의 배려였다. 당장 할 업무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같은 상황이라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이방인들에게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우려가 있었다. 다만 현재의 상황을 이메일과 전화통화로 꾸준히 알려주며 잘못된 정보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벤투 감독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급 대표팀을 둘러싼 업무가 사실상 올 스톱이다. 해외파 소집, A매치 일정 등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꼬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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